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존재감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부동의 1위인 인텔을 추격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000660)는 종합 4위로 도약했다. 한국 업체들의 주 무대인 D램시장에 있어 서버용 D램이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전망 역시 밝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반도체 매출 103억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93억3600만달러)보다 10% 늘어난 규모다.
반면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포함해 종합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인텔은 1분기(116억3200만달러)에 비해 3% 증가하는 데 그치며 2분기 매출 119억4600만달러를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부문에서는 압도적인 세계 1위이지만 마이크로프로세서(MPU)와 시스템반도체 등을 더한 종합 순위에서는 인텔에 뒤진다.
IC인사이츠는 지난해 인텔의 매출이 삼성보다 36% 정도 많았는데 올해 2분기 들어 격차를 20%나 좁혔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378억1000만달러로 인텔(514억달러)의 73.5% 수준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96억3700만달러로, 인텔(235억7800만달러)의 83.3%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이 11조29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도체 사업부문이 역대 최대 매출과 약 5년만에 영업이익 최고치를 올리며 전체 실적을 이끈 것이다. 모바일·서버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고 기술 우위가 견고한 14나노 모바일 AP 공급 증가와 고부가 LSI 제품 수요에 힘입은 결과다.
세계 D램 2위인 SK하이닉스는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기준 4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시스템 반도체를 포함한 종합 순위에서는 5위권 밖에 그쳤다. IC인사이츠가 조사한 지난해 연간 순위에서도 SK하이닉스는 6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 상반기 마이클론과 퀄컴을 제치며 4위로 올라선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42억3300만달러 매출을 올렸다. 그러면서 38억53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한 퀄컴을 넘어섰다. 서버나 모바일 기기 판매가 늘면서 여기에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시장환경에 맞춰 수요와 공급을 파악해 질적 성장을 이어나가겠단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수요 변화에 탄력 대응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V낸드는 2세대까지 개발 완료해서 판매 잘하고 있다”며 “3세대 V낸드가 10월까지 나오면 원가 경쟁력은 어떤 제품보다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템LSI의 경우 14나노 파운드리 공급을 확대한다. 하반기 14나노 파운드리 매출이 증가하고 고화소 이미지 센서 신제품 출시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모바일 D램 비중의 경우 하반기에도 40%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며, 반면 PC D램 비중은 2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서버와 모바일 기기에 쓰이는 고성능 D램인 DDR4 ,LPDDR4 D램 생산을 늘리고 PC용 DDR3 생산은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낸드플래시도 스마트폰 업체들이 신제품을 줄줄이 내놓으면서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2분기에 내놓기 시작한 10나노급 낸드플래시 제품의 생산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하반기 D램 전체로 보면 수요가 연초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PC용 제품 수요는 예상보다 작은 숫자로 감소하는 등 PC시장과 컨슈머 제품 시장은 크게 성장이 없겠지만 서버용은 빅데이터 처리를 위해 미드엔드 덴시티가 많이 늘면서 수요가 많이 성장할 것"이라며 "모바일은 하반기 신제품 출시 등으로 예년보다 상반기 대비 하반기 수요 성장이 더 강할 것이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