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피해가족 "삼성과 직접 협상하겠다"

입력 : 2015-08-10 오후 6:49:42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열린 7월23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회의실에서 김지형 조정위원장 이 조정권고안을 읽고 있는 모습을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가족및 관계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가족들로 구성된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가 삼성전자(005930)와 직접 문제 해결을 위해 협상에 들어가겠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가대위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정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삼성전자가 1000억원의 보상기금을 조성하기로 한 점, 특히 가족위가 계속 주장해 온 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보상을 포함하기로 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난항을 겪던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해 커다란 초석을 놓아주신 조정위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가대위는 삼성전자와 당사자 협상을 통해 사과와 보상 문제를 신속히 합의하고 나아가 대책에 관해서도 공감의 폭을 넓히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가대위는 다음달 말을 1차 시한으로 삼성전자와 당사자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조정위는 그 때까지 조정기일의 지정을 보류하며 성과를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조정위는 지난달 23일 삼성전자가 1000억원을 기부해 공익재단을 설립하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재발방치 대책 등을 마련하라는 권고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가족위는 공익법인 설립 등에 이의를 제기했고, 삼성전자 역시 1000억원을 사내 기금으로 조성해 보상하겠다고 밝히는 등 공익법인 설립에 대해 거부 의사를 표했다. 
 
반면 또다른 협상 주체인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는 권고안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지난 8일 반올림에 속한 피해자의 가족 황상기씨, 김시녀씨 등 2명이 조정위의 권고안에 거부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이튿날 반올림과의 불화나 조정위를 거부하는 글이 아니라며 조정위의 권고안에서 보상안이 너무 작고 피해자를 구제하는 효과가 없을 것 같아 보상안을 현실에 맞게 올리라는 뜻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한편 조정위는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삼성전자와 가대위, 반올림 등 각 협상주체들과 비공개 협상을 갖고 후속 조정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가대위의 요구로 후속 조정을 보류할지 진행할지에 대해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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