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한 무리의 공장 직원들이 굵고 긴 검은 케이블 하나를 들고 마치 줄다리기 하듯 줄지어 서있다.
직원들이 긴 케이블을 기계로 조금씩 밀어 넣자 많게는 350톤에 이르는 강한 압력을 받은 케이블이 더욱 단단하게 압축된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토목건설용 특수자재 생산 및 시공 기업 코리아에스이가 냉연압착식으로 영구앵커를 만드는 모습이다.
도로, 주택건설 때 주변 경사면 붕괴 방지를 위한 인장용 자재로 쓰이는 영구앵커는 일명 ‘철사새끼줄’이라 불리는 PC강연선을 여러 가닥 엮어 만든 케이블의 양쪽 끝에 철강재로 만든 머릿부분과 시멘트로 만든 심을 각각 잇는 구조로 구성된다.
“토목건설을 하기 위해 산을 깎거나 지형을 다지다 보면 경사면이 생기게 됩니다. 이 경사면은 압력을 받거나 재해가 발생하면 붕괴할 위험이 크죠. 그래서 그 경사면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세운다음에 영구앵커를 그 구조물에 연결시켜 붕괴되지 않도록 당겨주는거죠”
경기도 광주 코리아에스이 공장에서 만난 남홍기 대표이사는 자신들이 1998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50년이상 유지되는 ‘SEC영구앵커’의 특징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기존 영구앵커들이 이름과 달리 ‘영구적’이지 못하고 평균 20년이 지나면 녹이 슬었습니다. 그에 반해 우리 제품은 케이블 안에 내장된 PC강연선이 단 한군데도 노출되지 않게 폴리에틸렌 등 강재로 꼼꼼하게 싸여 있어 50년이 지나도 녹이 슬지 않는거죠."
남 사장은 또 "기존의 영구앵커는 콘크리트에 고정하는 케이블 한쪽 끝에 직접 뜨거운 금속을 붓는 주물방식으로 돼 고정력이 높지 않았지만 우리 제품은 국내 최초로 케이블 끝에 철강으로 된 너트를 만들어 볼트와 이어주는 방식을 적용해 고정력이 한층 우수하다"고 자신했다.
남 대표는 이러한 영구앵커와 코리아에스이가 생산하는 타이케이블, 교량케이블 등의 특수자재들이 지난 8일 발표된 4대강 정비사업 구석구석에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구불구불한 강의 물길을 잡기 위해 땅을 깎으면 당연히 사면이 생기게 되는데 이의 붕괴를 방지하는데 영구앵커 사용이 필수적이다.
또 물이 항상 흐르게 하려면 수중보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보를 만드는 과정과 유람선 선착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 업체의 제품인 케이슨 들고리가 사용될 수 있다.
이 외에도 4대강을 따라 자전거 일주도로를 만들때 4대강 지류를 건너게 하고자 생기게 되는 많은 교량들에 이 업체의 교량케이블이 다량으로 쓰일 수 있다.
제품 매출 비중의 80%가 공공기관 수주사업에서 나와 경기변동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올릴 수 있다고 평가받는 코리아에스이.
코리아에스이는 토목특수자재에 연구개발역량을 더욱 집중해 토목분야 강소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나날이 확대되고 있는 해외 SOC시장으로 국산원자재를 수출할 기반을 닦고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 중 하나인 조력발전 설비에 들어가는 특수자재 개발과 물부족에 대처할 수 있는 빗물저장시설 개발에도 연구역량을 투입해 새로운 수익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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