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시크릿)전·월세 전환율이 뭐길래…공급자 우위 월세 활개

전국 전·월세 전환율 7.5%, 저금리 시대 자가·월세만 ↑

입력 : 2015-08-27 오후 12:00:00
미혼 여성 A씨는 최근 이사를 결심하고 오피스텔 전세 물량을 알아보고 있다. '씨가 말랐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들르는 중개소 사업장마다 "죄다 월세"라며 "다른 데 가셔도 힘들거에요…"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모습에 현장 분위기를 실감했다.
 
전세 비중이 크게 줄면서 국내 주택 점유형태가 자가와 월세로 이원화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자가와 월세는 각각 53.6%, 23.9%, 전세는 19.6%로 월세 비중이 전세를 웃돈다.
 
특히 월세 비중은 2012년 50.5%로 전국 임차가구의 절반을 넘었다. 전세 비중은 2008년 전체 임차가구의 55.0%까지 확대됐지만 이후 비중은 빠르게 줄었다. 자가 점유율은 2008년 정점(56.4%)을 기록한 후 완만한 하락세다.
 
사진/뉴시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국내 가계의 주택 점유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상승, 높은 전·월세 전환율(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연 이자율)로 인해 전세 비중은 꾸준히 낮아지는 대신 월세와 자가 비중은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 연구원은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낮아지고 시중금리 대비 높은 전·월세 전환율로 임대인이 임차주택 공급에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게 돼 월세 비중은 높아지는 추세가 지속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세전환율은 통상 '(월세x12)/전·월세보증금차액'으로 계산한다. 전환율이 높을수록 임차인의 부담은 커지지만, 임대인의 수익률은 높아진다. 예를 들어 1억원 짜리 전세를 월세 보증금 5000만원에 월 30만원 짜리 보증부 월세로 전환할 경우 임대인이 적용한 전·월세 전환율은 30만원x12/(1억-5000만)=7.2%로 계산된다. 전·월세 전환율 7.5%는 은행 수신금리(1.67%)의 무려 세 배 수준이다.
 
한국감정원이 산정한 6월 기준 전국 전·월세 전환율은 평균 7.5%로, 서울(6.5%), 부산(7.9%), 대구(8.1%), 대전(8.1%), 울산(8.6%), 제주(7.8%), 광주(8.0%), 세종(6.3%) 등이었다.
 
허 연구원은 "월세 위주로 공급되는 공급자 우위의 주택 임대시장 구조는 유지될 것이며, 최근처럼 (금리가 낮고)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시점에서는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이 주택 매매에 따른 금융비용을 웃돌고도 남을 것이라는 기대로 자가를 선택하는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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