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이틀 연속 폭등세를 이어가며 40달러 중반대를 회복하자 추가 랠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몇 주 전 까지만 하더라도 20달러선 아래로 추락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이 나왔던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지난 24일(현지시간) 38달러선까지 떨어지며 6년만에 최저치까지 추락했던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8일 다시 45달러까지 반등하며 주간 기준 12%나 급등했다. 이처럼 한 주만에 롤러코스터 시세를 연출하자 시장에서도 바닥론과 재조정 진입을 주장하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유가가 다시 하방압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아직 바닥을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등 주요 원유 소비국들의 경제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만큼 추가 상승에는 제한이 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공급 과잉의 현재 수급 불균형 구도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이번 반등에 대해 일시적인 랠리에 불과하다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수요 회복이 유가의 추가적인 반등을 결정지을 핵심 관건이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신호가 강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일부 산유국에서 공급량을 줄인다 하더라도 세계 2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과 경기부진에 신음하고 있는 신흥국에서의 수요 감소세가 더 가파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헬리마 크로프트 바클레이즈캐피털의 에너지 전문가는 "중국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유가를 더 끌어내릴 것"이라며 "하반기 진입을 앞두고 있지만 수급 균형이 개선되는 양상이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도 보고서를 통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정이 쉽지 않은 여건"이라며 "향후 유가의 방향은 아랫쪽으로의 가능성이 훨씬 더 크게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바닥론이 고개를 들면서 유가가 40달러선을 재이탈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 4분기 이후 원유수요가 점차 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완만한 반등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공급 과잉 문제가 해소될 가능성에 가장 주목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재정난이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감산 결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알제리, 이란 등 일부 국가들은 유가 추락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며 긴급 총회를 강하게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추가적인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회원국들의 감산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타격을 입은 회원국들 사이에서 감산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오는 12월 예정된 OPEC 정기 연차 총회 이전에 회원국들 사이에서 감산에 대한 논의가 심도있게 오갈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1위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유가 하락으로 재정 압박에 시달리자 돈을 빌리기 위해 국채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리야드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타다울 증권거래소 전광판 화면. (사진/뉴시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