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가입자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한 타깃 데이트 펀드(Target date Fund)가 국내에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타깃 데이트 펀드는 투자자의 기대를 달성하기 위한 상품으로, 시간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주식, 채권, 현금 등 자산구성을 주기적으로 리밸런싱하는 상품이다. 타깃 데이트 은퇴 펀드 또는 생애주기펀드로도 불린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0년에 퇴직을 예상하는 가입자는 퇴직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위험자산 비중을 줄여나간다. 반면, 2040년에 퇴직을 예상하는 가입자에게는 위험자산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해 자산을 공격적으로 증식하도록 구성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납입기간을 45년으로 설정했다면 초기에는 주식비중이 80%에 육박하지만, 근속기간 10년에는 47%로 줄이고, 채권이 48%로 증가한다. 근속기간 25년에는 주식 21%, 채권 70%, 현금유동성 9% 수준으로 보수적 포트폴리오가 짜여진다.
이 펀드는 미국에서 활성화돼 있는데, 미국 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자산규모가 올해 1분기 말 기준 7410억달러에 달한다. 2000년 90억달러, 2005년 710억달러에서 5년 만에 7.9배나 성장했다. 대부분은 확정기여형(DC형) 79%, 개인퇴직연금(IRA) 20%로 구성돼 있다.
미국은 IT버블 붕괴 이후 투자자산의 분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데다 퇴직연금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타깃 데이트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결정적으로 2006년 시행된 미국 연금 자동가입제도(Auto enrollment)는 타깃 데이트 펀드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전균 연구원은 "국내 퇴직연금 대부분이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자산포트폴리오에 치우쳐 있거나 단기 수익률에 민감하게 구성돼 있어 인플레이션 위험이나 주식시장 변동성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타깃 데이트 펀드는 앞으로 국내 퇴직연금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존의 한계점은 개선돼야 할 과제다. 전 연구원은 "주식과 채권을 기계적으로 재분배하는 것을 넘어 뉴노멀 시대에 맞춰 시장위험과 인플레이션 위험 외에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를 반영한 생애 위험도 포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용 산정도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평가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