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경현(28·남)씨는 지난 설 연휴를 맞아 고향에 방문하다 불쾌한 일을 당했다. 김씨가 고속도로 휴게소 내 커피전문점에서 음료를 주문하며 통신사 제휴 카드를 보여줬지만 할인을 거부당한 탓이다. 김씨는 돌아오는 추석 때도 똑같은 일을 겪어야 한다는 생각에 "똑같은 커피인데 사실상 비싸 기분이 나쁘다"고 토로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고속도로 휴게소에 입점한 프랜차이즈들의 가격 차별, 멤버십 적립 거부, 할인 거부 등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업체들의 나몰라라식 운영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국내 굴지의 프랜차이즈가 모두 집결해 있다. 던킨도너츠 등 SPC그룹 계열 업체들부터 엔제리너스 등 롯데리아 소속 브랜드, 카페베네, 할리스커피, BBQ 등 프랜차이즈들도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 업체는 여전히 멤버십 할인·적립 등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특히 통신사 등 주요 제휴업체의 할인이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일반 점포와의 가격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다. 적립과 쿠폰, 상품권 등을 거부하는 매장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대해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고속도로 휴게소의 특수한 수익구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휴게소는 한국도로공사가 중간 업체에게 사업권을 주며 운영하기 때문에 유통 단계가 하나 더 늘어나 이익이 감소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현재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76개 중 대부분의 휴게소는 임대 형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중간 사업자들이 해당 휴게소의 사업권을 따낸 후 이들이 다시 프랜차이즈들에게 매장 자리를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다.
일부 프랜차이즈들이 맴버십 등을 개선하는 대신 제품할인 등을 해주고는 있으나 대부분의 업체들은 현 상황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도로공사와 중간사업자가 수수료율을 낮춰야 해당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다른 외식업체 관계자는 "사업권을 소유한 업체들은 보통 임대료를 받거나 매출에서 일정 수수료를 떼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며 "수수료율을 밝힐 수는 없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 이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박리다매라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입점한 프랜차이즈들의 가격 차별, 멤버십 적립·할인 거부 등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업체들의 운영방식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