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궤도 오른 대우증권 매각…노조 갈등·가격 부담 '걸림돌'

입력 : 2015-09-07 오후 4:15:12
KDB대우증권 매각이 매각 주관사와 자문사 선정으로 본궤도에 올랐지만 해결해야 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내달 초 주식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노조와의 갈등과 가격 변수 등 넘어야 할 산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산업은행은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산은캐피탈의 매각 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국내)과 크레디트스위스증권(국외)을, 법률·회계 자문사에 각각 법무법인 광장과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KB금융지주와 중국의 금융그룹 시틱(CITIC) 등의 치열한 인수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대우증권은 내부 갈등부터 해결해야 할 처지다. 노조 측이 종업원지주회사 추진과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대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노조가 추진 중인 종업원지주회사는 전 임직원들이 자금을 출자해 전략적 투자자와 함께 직접 대우증권을 인수하는 방안이다.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은 “산업은행 회장실로 직접 전화해 면담을 요청했지만, 아직 산은 측의 공식적인 답변은 없다”며 “매각 주관사가 정해진 상황에서 매수자문사가 선정되면 그때 나온 후보자들과 미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대현 KDB산업은행 부행장(정책기획부문장)은 “노조의 요청에 대한 답변은 대우증권 경영진이 할 부분”이라며 “대우증권 경영진을 통해서 (면담 요청이)온다고 하면 면담의 목적 등을 구체적인 검토하고 결정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대우증권 노조가 추진하는 종업원지주회사와 관련해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원칙적으로 반대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매각 가격도 변수다. 산은에 따르면 대우증권 가격은 장부가 기준으로 1조7758억원이며, 산은자산운용(634억원)과 패키지 매각될 경우에는 가격 규모가 더 커지게 된다. 높은 매각가 부담으로 시장 흥행에 실패할 경우, 자칫 매각 진행 과정이 지연될 가능성 또한 높아질 수 있다.
 
앞서 이대현 부행장이 “원칙적으로 전량 매각이 목표지만, 시장 태핑(수요예측) 등을 거친 결과 예상과 달리 흥행이 잘 되지 않을 경우 차선책도 고려해야 될 것”이라고 밝힌 점 역시 이러한 점을 감안한 것이다.
 
한편, 산은 측은 대우증권 매각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점을 전제로 내년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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