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원에 달하는 하이패스 선불카드 충전금액이 부적절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고속도로 통행료 관리 주체인 한국도로공사가 관리·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아 유사시 고객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정성호 의원은 13일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고속도로 통행료 선불카드 업체인 하이플러스카드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전자카드선수금은 1492억원”이라며 “그런데 지난해 하이플러스카드는 선수금 등 자산을 부동산 투자, 특수관계자에 대한 자금대여 등에 사용해, 유동성 위험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7년 도로공사 자회사로 설립돼 운영되다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으로 2011년 SM그룹에 매각된 하이플러스카드는 고객으로부터 미리 돈을 받고 카드 이용시 해당 통행료를 도로공사에 지급하는 서비스를 제공, 수수료를 받는다.
그러나 정 의원에 따르면 동 회사의 최근 3년간 영업 손실은 157억,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38.5%로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12년 47억2000만원, 2013년 50억3000만원, 2014년 59억5000만원으로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더구나 해당 업체는 고객이 카드를 충전하면서 낸 돈을 금융기관에 예탁해 카드 사용시 즉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계열사 대출과 부동산 투자 등에 사용, 특수 관계자에 대한 자금대여 규모가 1481억에 달했고, 2013년에는 주택사업자로 등록하고 포항 학산동 아파트 건설 투자 등에 나서면서 당장 현금화가 어려운 비유동자산 비중이 2012년 13.5%에서 지난해 28.8%로 2배 이상 늘었다.
정성호 의원은 “회사 경영이 나빠질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우려가 있다”며 “도로공사의 관리·감독 강화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정성호 의원.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