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항공사의 소형 비행기가 늘고 있지만 인천국제공항이 대형 항공사에 유리한 체감형 사용료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환승 수요 확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상희(새정치)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입수한 '중장기 재무분석 및 진단용역'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인천공항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해 지속 성장을 위해 환승 수요를 확대해야 하고, 현재 사용료와 인센티브 체계를 개선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인천공항의 항공기 착륙료 과금방식은 항공기의 중량이 클수록 톤(t)당 착륙료는 싸게 부과하는 방식으로 대형 항공기가 소형 항공기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다.
반면, 저가항공 운항실적은 해마다 늘고 있어 사용료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 측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6% 수준이었던 인천국제공항의 전체대비 저가항공운항비율은 2012년(10.8%) 10%대를 넘어선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는 17.5%까지 증가했다. 저가항공의 총 여객수와 운항횟수 역시 같은 기간 각각 34만명에서 491만명, 2736회에서 3만913회로 급증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인천공항은 동북아 허브공항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개항 초부터 주변 공항과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비교적 낮은 공항시설 사용료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대형 기종 취항 확보를 위해 도입된 체감형 과금방식은 결과적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에게 유리하지만 소형 기종이 많은 저가항공사에게는 불리한 사용구조"라고 지적했다.
동북아 경쟁공항의 저가항공 비중은 가장 높지만 착륙료 과금 방식은 인천공항만 유일하게 대형 항공기에 유리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상반기 기준 인천 공항의 저가항공 비중은 12%로, 광저우(11%)나 상하이(8%), 타이페이(7%), 나리타(3%), 하네다(3%), 베이징(2%), 홍콩(8%) 등과 비교해 가장 높다. 반면, 과금 방식은 대부분 공항에서 체증이나 동률형을 적용하고 있지만 인천공항만 유일하게 체감형을 고수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LCC(저가항공) 운항실적 비교 (자료/김상희 의원실)
이에 김 의원은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체증 및 동률형 과금 방식을 도입할 경우 저가항공에 우호적인 제도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체감형 방식과 비교해 대형 항공사에게 재무적 손해는 없는 수준이라고 나온 만큼 빠른 과금 방식 변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