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의 부동산퍼즐)거품논란 재발…집값 떨어지면 집을 살까?

입력 : 2015-09-20 오전 11:00:00
세상은 돌고 돕니다. 부동산시장도 돌고 또 돌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뻔히 알면서도 당하는 부동산시장인거 같습니다.
 
공급폭탄과 미분양, 공급감소와 입주물량 부족. 전세난. 최근 10년을 보면 이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죠. 2007년 호황과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밀어내기 떼분양. 2008년 금융위기와 맞물린 미분양 사태. 2012년부터 감지되기 시작한 등비비고 살만한 집 부족. 이후 지금까지 이어온 전세난. 여기서 시계는 다시 되돌아갑니다. 호황에 따른 밀어내기 떼분양으로.
 
현재의 분양급증이 초과공급인지 알 수 없습니다. 분양과 입주 사이에는 2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니까요. 하지만 공급은 확실히 많아졌고, 시장이 부담을 느낄 정도는 되는 것으로 진단됩니다. 10년 전 밀어내기 분양 당시 전세난이 없었다는 차이가 다른 결과를 불러 올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공급자측에서만 시간은 되돌이표와 같은걸까. 집을 사겠다는 사람도 10년 사이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는데요. 10년 전 떼분양에 청약자들이 몰릴 때 누군가는 시장에서 발을 뺏습니다. 거품이라는 판단에 '내집마련'의 꿈을 미룬거죠. 그들은 말했습니다. "현재 시장은 과열이고 분양가와 집값은 너무 높다. 거품이다. 곧 집값이 떨어질 것이다. 나는 그 때 집을 마련할 것이다."
 
이들의 말은 실현됐습니다. 수도권은 공급과잉과 금융위기, 보금자리주택공급의 충격으로 내림세가 지속됐죠. 그렇다면 이를 예상했던 사람들은 집을 샀을까? "집값은 계속 떨어질 건데 지금 집을 살 이유가 없다. 지금 집을 사면 주변에서 바보란 말 밖에 안 듣는다"는 말을 했습니다. 하락을 예측하고 집을 안 샀던 사람은 하락기에도 집을 사지 않습니다. 더 떨어질거니까.
 
계속 떨어질 것 같던 집값은 이번 정부 들어 극적으로 반등했죠. 일반 매매시장에서 눈에 띄는 상승세가 발견되지 않지만 분양시장은 난리가 났습니다. 역대 최고 공급, 10년 내 최고 청약률, 청약경쟁률 수백대1. 2000년대 중반 부동산 광풍기에나 봤던 기사 제목들이 쏟아집니다.
 
그리고 최근 상승기 집값 하락을 예견하며 주택 구입을 미루고, 하락기 추가 하락을 예상하며 집 사기를 포기했던 사람은 또 다시 얘기합니다. "거품이다. 지금 쏟아진 아파트는 미분양 사태로 이어질 것이다. 주택 구입을 2년 미루면 싸게 살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분은 2년 후 미분양 사태가 현실화된다면 그 때 집을 살까? 아마 똑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을까요? "집값은 계속 하락한다. 집을 사면 안된다"고.
 
아파트를 짓는데 2~3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결과를 예측하고 움직인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일을 벌이고, 결과가 벌어지고, 상황을 수습하는데 타이밍이 늦을 수 밖에 없습니다.부동산시장에서 퍼즐은 어렵게 맞혔다 싶으면 거기서부터 바로 새로운 퍼즐이 시작됩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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