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 눈 앞에 보이는 성과를 위해 이른바 '돈 되는 것'을 모조리 팔아 치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장의 부채감축을 위해 매각에 집중하면서 공공성이 저해되고, 미래 수익사업이 줄어들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수현(새정치) 의원은 22일 한국철도공사 국정감사에서 "유휴자산의 다양한 활용방안을 찾기보다는 매각이라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부채감축을 진행하고 있다"며 "코레일이 '속빈 강정'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올해 코레일의 부채는 14조8266억원, 부채비율은 344.6%로 강한 부채 감축 압박을 받고 있다. 이에 코레일은 자산매각, 수익창출, 경영효율화 등을 통해 부채를 줄일 계획이다. 실제 지난해에는 2005년 공사 전환 이후 최초로 1034억원의 영업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부채감축이 자산매각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미래의 사업 밑천까지 팔아치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코레일은 최근 5년간 폐선부지와 역사 등을 1187억원에 매각했고, 올해 6월에는 인천공항철도를 4조5000억원에 매각하는 것 등을 통해 6180억원의 수익을 냈다.
앞으로도 매각은 계속 예정돼 있다. '2015년~2019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코레일은 2019년까지 용산 토지를 3조9000억원에 단계적으로 매각할 계획이다. 또 서울·성북 역세권 부지와 용산병원 등의 유휴부지와 민자 역사 지분도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코레일은 2019년까지 부채를 23조738억원으로 줄이고, 부채비율을 184.9%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박수현 의원은 "코레일이 눈에 보이는 성과에 집착하다보니 공공성 강화보다는 자산매각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무차별적인 자산매각이 과연 장기적인 관점에서 코레일과 국민 편익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