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민자역사 노른자 매장 롯데家 독식…코레일은 '수수방관'

입력 : 2015-09-22 오후 1:59:59
코레일과 코레일유통이 3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영등포 민자역사의 노른자매장을 롯데 총수일가가 독식하고 있고, 수수료 특혜 계약 의혹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관리감독을 해야 할 코레일은 어떠한 문제제기 없이 수수방관 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변재일(새정치) 의원은 22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국정감사에서 "공공자금이 투입된 '영등포롯데민자역사' 매장 중 총수일가가 운영해 온 매장이 6개이며, 현재도 4개 매장을 운영 중"이라며 "이 매장들은 임대을매장 평균 수수료율보다 낮은 수준을 영등포 민자역사주식회사에 납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등포 민자역사는 코레일과 코레일유통이 31.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다. 임대을매장이란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수수료로 지급하는 매장을 말한다.
 
변 의원에 따르면 현재 롯데가 운영중인 영등포민자역사 등 롯데백화점은 신격회 회장의 세째부인인 서 모씨에게 식당을 임대중이고, 막내딸인 신 모씨와 셋째부인 서씨가 지분을 보유한 '유기개발'에 매장을 임대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014년 말까지는 신 회장의 장녀 신 모씨의 맏딸 장 모씨에게 임대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민자역사주식회사가 변 의원에게 제출한 '영등포 민자역사의 최근 3년(2013~2015년)간 임대을 매장 계약현황'에 따르면 롯데가와 연관된 매장은 2013년과 2014년 6개(롯데리아 2개, 엔제리너스 2개, 유원정, 향리), 2015년 4개(롯데리아 2개, 유원정, 향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는 롯데가 일감몰아주기를 근절했다고 밝힌 유기개발이 포함됐다.
 
또 롯데 일가가 운영하는 영등포 민자역사 내 매장 전체 매출을 2013년 59억원, 2014년 50억원, 그리고 올해 상반기에는 25억원에 달했다.
 
총수일가의 수수료 특혜 계약 의혹도 제기됐다. 변 의원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롯데리아의 수수료는 19%, 향리와 유원정, 엔제리너스의 수수료는 15%로 전체 임대을 매장의 평균수수료(2013년 19.9%, 2014년 20.1%, 2015년 19.6%)보다 적게는 0.6%에서 많게는 5.1% 저렴한 수수료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격호 회장의 장녀인 신 모씨의 맏딸 장 모씨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운영한 2곳의 엔젤리너스 커피 매장의 경우 수수료율이 15%에 불과했다. 영등포 역사 내 일반인이 운영중인 엔젤리너스 매장의 수수료(22%)와 비교해 7%포인트나 낮게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변 의원은 "영등포 민자역사의 약 7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일가와 일가소유의 법인에게 다른 매장들보다 저렴한 임대수수료율의 조건으로 임대한 것은 공정성과 투명성을 크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공정거래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자역사의 관리 및 운영을 관리감독해야 할 코레일의 수수방관하는 태도도 도마위에 올랐다.
 
변 의원은 이날 "비록 민간 자본이 투입됐지만 공공시설인 만큼 공익성을 바탕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자본의 약 30%를 출자한 코레일이 롯데일가의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어떠한 문제제기도 하지 않고 수수방관해 온 것은 공공성의 안전판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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