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미국의 경기부양안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주 실업률이 26년래 최대치를 기록한 것에 대한 우려가 이번 주까지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추가 경기부양안 마련에 대한 필요성마저 일고 있는 양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ABC방송에 출연해 26년 만에 최악의 실업률을 기록한 미 경제 상황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경제가 얼마나 나쁜지에 대해 오바마 정부가 오판을 했다"고 말해 미 정부의 대처 능력이 적절하지 못했음을 꼬집었다.
CNN머니에 따르면 오바마 정부는 지난 2월 통과된 경기부양 법안을 통해 8월 초까지 7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보전할 목적이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2010년 실업률이 9%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8월이 다가오고 있는 현재, 오바마 정부는 당초 경기부양자금의 10%에 불과한 563억달러를 시중에 풀었다. 실업률은 이미 목표치를 넘어서 9.5%까지 치솟았다. 경기부양책이 의회 승인을 받은 이후에만 월평균 49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져 전체적으로 200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이와관련, 정부의 경기부양자금이 빠른 속도로 충분히 풀리지 않아 경제 회복을 지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때늦은 반성이 나오는 한편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2차 경기부양안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월가 전문가들은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안을 통한 경제 회복 노력이 헛될 수 있다며 쓴소리를 쏟아내는데다 다수 공화당원들과 일부 민주당원들 조차 2차 부양안 계획은 예산 낭비가 될 수 있다며 추가 부양안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컨헤리티지 재단의 이코노미스트 J.D. 포스터는 “구매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이런 식의 경기부양은 의미가 없다”며 “설령 경기부양책이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실제로 논해야 하는 것은 이미 투입된 560억 자금이 제대로 효과를 냈느냐 하는 점”이라고 꼬집없다. 추가 경기부양안을 논하기 앞서 기 투입된 1차 경기부양안이 적절했느냐에 대한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백악관 행정부는 경기부양안 효과를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더욱이 2차 부양책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당분간 검토대상조차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존의 부양책이 작동하도록 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2차 부양책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현 상태에서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믹앤드 폴리시 리서치센터의 딘 베이커는 “경기부양책은 일자리 창출을 자극하고 있지만 실업이 행정부가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악화되고 있다”며 “오바마 정부가 부시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경제 상황이 생각보다 더 암울한 유산이었던 게 문제”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