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휴대폰, 중고 시장에서도 '찬밥'

해외직구 시대지만 중고품 판매 어려움 많아

입력 : 2015-09-24 오후 2:46:13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외산폰 무덤'이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견고한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 중고폰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애플·LG·팬택의 단말기 위주로 매입이 이뤄지며 외산폰은 사실상 외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고폰은 주로 사설업체나 인터넷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면서 낮은 매입가와 높은 판매가가 문제가 됐다. 또 개인간의 거래시 사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며 사회 문제로 부각되기도 했다.
 
서울 용산구의 스마트폰 전문매장 중고폰 코너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구매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이에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우정사업본부는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고 중고 휴대폰 유통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지난 1월 중고 휴대전화 매입대행 서비스를 도입했다. 매입가가 중고폰 매입업체와 큰 차이가 없고 신뢰도가 높아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
 
이처럼 중고폰 매입이 활성화된 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때문이다. 스마트폰 구입할 때 주어지는 지원금이 급감하자 소비자들은 현명한 소비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실속형 중저가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더불어 중고폰 시장도 본격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중고폰 시장이 연간 1000만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체국은 삼성전자(005930)와 애플, LG전자(066570), 팬택 등 제조사 네 곳의 단말기만 취급하고 있다. 중고폰 거래 사이트 '세컨드폰'과 다이소, 인터넷 서점 알라딘 등도 마찬가지다.
 
이동통신사는 그나마 품목이 상대적으로 다양하다. SK텔레콤(017670)은 SK주식회사 C&C 등과 제휴해 대리점에서 중고폰을 매입하고 있다. 블랙베리와 HTC, 모토로라, 소니 등이 대상이다. KT(030200)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올레그린폰' 서비스를 통해 HTC, KT 테크, 노키아, 모토로라 등의 단말기를 거래하고 있다. LG유플러스(032640)는 주요 제조사 4곳뿐 아니라 소니와 모토로라, 블랙베리, 화웨이 일부 모델을 매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메이커의 전체 제품이 아닌 일부 모델만을 취급한다.
 
중고폰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내에서 판매됐던 외산폰만 중고 매입이 가능하다"라며 "해외 직접구매 등을 통해 구입한 단말기는 제품번호가 없고 유통경로가 확인되지 않아서 가격 책정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공식으로 유통되는 외산폰은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를 비롯해 소니의 '엑스페리아' 시리즈, 화웨이의 'X3' 정도다. 저렴한 가격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샤오미를 비롯해 블랙베리, ZTE, 레노버, 요타 등의 기기는 모두 제외다. 
 
블랙베리를 사용하는 박모(30) 씨는 "국내에 없는 기기를 써보고 싶어서 해외직구로 제품을 샀지만 중고로 받아주는 곳이 없어서 개인 거래를 알아보고 있다"며 "해외직구가 보편화된 만큼 해외서 구입한 폰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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