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과 동일한 내용이면서도 형을 무겁게 정한 '폭령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3조 1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4일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등 6개 법원이 "폭처법 3조 1항의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은 형법상 '위험한 물건'과 같은 의미임에도 불구하고 형을 가중하고 있어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낸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위헌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형법상 '위험한 물건'에는 흉기가 포함되거나 흉기가 동일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고, 심판대상조항의 '흉기'도 '위험한 물건'에 포함된다"며 "결국 심판대상 조항인 폭처법 3조1항의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는 형법과 동일한 구성요건을 규하면서 징역형의 하한을 1년으로 올리고 벌금형을 제외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형법과 폭처법 두 조항 중 어느 조항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피고인에게 벌금형이 선고될 수 있는지 여부가 달라지고, 징역형의 하한을 기준으로 최대 6배에 이르는 심각한 형의 불균형이 발생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적용을 오로지 검사의 기소재량에만 맡기고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국민의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러하다면 폭처법 심판대상 조항은 형벌체계상 정당성과 균형을 잃은 것이 명백하므로 인간의 존엄상과 가치를 보장하는 허넙ㅂ의 기본원리와 평등원칙에 위반돼 위헌"이라고 판시했다.
창원지법 통영지원 등 법원들은 흉기나 위험한 물건 등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이 "폭처법 3조1항은 형법 특수폭행 등과 동일한 같은 범죄를 처벌하면서도 벌금형 등을 규정하고 있는 형법과 달리 하한을 징역 1년 이상으로 정해 가중처벌하고 있어 위헌"이라며 낸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법재판소 전경.사진/헌법재판소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