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 텍사스 소년이 만든 놀라운 수질 정화 시스템

세계시민

입력 : 2015-09-24 오후 6:37:34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포함한 가전기기들은 중국, 인도 등의 국가에 유독성 전자 폐기물을 남기게 된다. 아시아에 있는 재활용 공장은 전 세계에서 들어오는 전자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지만, 미처 처리되지 못한 중금속과 화학 물질들은 그 지역의 상수에 방출된다. 때문에 지역주민의 식수를 어떻게 보호하느냐는 끊임없이 논쟁의 대상이다. 그런데 미국의 한 청소년이 발표한 새 여과 장치가 이 논쟁의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8월 27일 The Guardian의 보도다.
 
 
The Guardian. 캡처/바람아시아
 
이 재생 가능한 ‘중금속 여과필터’는 미국의 18살 소년 Perry Alagappan(페리 알라가판)에 의해 고안 및 제작되었으며, 물속에 있는 중금속 물질의 99%를 제거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는 ‘그래핀 나노튜브’라고 하는 물질로 제작되었는데, 식초 농축액으로 쉽게 세척하여 다시 사용할 수도 있다. 여과의 과정에서 고도로 농축된 폐기물들은 순철과 같은 침전물만을 남기고 증발하게 되며 이 침전물은 다른 곳에 다양하게 이용된다. 한 마디로 매우 친환경적인 기술이다.
 
이번 주 ‘세계 물의 주간’에서 이 필터로 Stockholm Junior Water Prize를 수상한 알라가판은 자신이 만든 이 20달러짜리 여과 필터가 현재 이용되고 있는 역삼투 기법보다 대략 5배 정도 저렴하다고 이야기했다.
 
 
“저는 조부모님이 계시는 인도를 방문했을 때 전자 폐기물이 환경을 심각하게 파괴하는 광경을 목격한 이후로 수질 정화 기술에 관심이 생겼어요.”텍사스 휴스턴의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의 발언이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이 소년이 특허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수질 정화 기술의 경우 고안자가 특허를 신청하고 취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알라가판은 이 기술을 특허로 신청하기보다, 전 세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한다.
 
“제 관심사는 좀 더 과학 그 자체에 대한 것입니다. 이 기술은 배타적이기보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해요.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독점하는 것은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려면 전 세계의 사람들이 함께 해야 해요.”
 
맨체스터 대학의 Andre Geim과 Konstantin Novoselov는 ‘그래핀 나노튜브’기술로 2010년 노벨상을 거머쥐었다. 이 소년은 자투리 시간에 과학 잡지에서 이 기술에 대해 읽고 교수들과 연락하게 되었으며 ‘그래핀 나노튜브’의 가능성에 매료되었다. 결국, 텍사스의 사립 연구 기관 Rice 대학은 알라가판에게 연구실을 이용하게 해 그의 연구가 진행될 수 있었다.
 
알가라판은 이 여과 필터 기술은 집에서 수도꼭지에 끼워 사용할 수 있으며, 산업 환경에서는 현재의 재생 불가능한 여과 장치를 대신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장치는 재생이 가능하므로 한 번 썼다고 해서 버린 후 다시 같은 상품을 사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스톡홀름 시상식의 과학 부문 심사위원단 의장이었던 Fredrik Moberg는 알라가판이 나노 튜브를 매우 참신한 방법으로 적용했으며 그가 발표한 연구 결과 또한 정말 잘 정리되어 있어서, 자신이 동료 과학자의 논문을 peer-review(학계에서 연구자들이 동료의 연구 결과를 검토하고 평가하는 것) 하듯 그의 연구를 살펴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다른 심사위원들도 이 기술이 폐수 처리와 수질 정화에 있어 훌륭한 무언가가 될 것이라며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알라가판은 이를 통해 스탠퍼드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과학 저널 Natural Materials에 그의 작업과 관련한 글도 곧 게재된다. 그는 이 여과 필터가 비슷한 제품을 전 산업 규모로 제조하고 있는 스완지나 웨일스의 공장에서 생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의 높은 과학성과 지속 가능성 덕분에 개개의 가계부터 전 산업까지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심사 패널들도 동의했다.
 
Moberg는 알라가판의 사려 깊은 마음이 과학이 사회의 이익에 기여한다는 오래된 전통을 이어가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워터에이드의 관리인 Rémi Kaupp는 이것이 지역 시장에서 적용이 가능한 간결하고, 가격대가 적당하며 오래도록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UN이 목표한 것처럼 2030년까지 전 세계 모든 인구가 깨끗한 물을 사용 가능하게 하려면, 혁신이 필요합니다. 페리 알라가판의 기술은 거대한 문제였던 중금속으로 인한 수질 오염을 해결할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주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효율적이고, 확장이 가능한 기술이라는 평가에 기운을 얻었습니다. 분명 산업 수질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어줄 것입니다.”
 
 
천민진 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기자 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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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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