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코 CEO "美 저성장·고실업 지속..해외투자 늘려라"

신용위기 여전.."경제위기 한동안 지속"
"실업률, 수년간 7% 웃돌고, 성장률은 향후 5년간 2% 밑돌아"
"미 투자자, 미국 아닌 해외시장으로 눈 돌려라"
"가이트너·버냉키, 노력면에서 A학점 vs.결과물은 B학점"

입력 : 2009-07-12 오후 2:48:29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세계 최대 채권펀드사 핌코의 최고경영자(CEO) 모하메드 엘 에리안은 "정부 규제가 미국 시장의 주된 특징이 됐다"면서 "느린 성장과 높은 실업률이 '새로운 표준(new normal)'으로 떠올랐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역설했다.

 

전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이자 현재 핌코 설립자 빌 그로스와 공동 투자책임자(CIO) 직을 맡고 있기도 한 엘 에리안은 이미 지난 5월부터 '새로운 표준'이란 용어를 사용한 바 있다.

 

엘 에리안은 이날 미국 경제가 '새로운 표준'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투자 패러다임도 이에 맞게 바뀔 수 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엘 에리안은 지난해 9월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금융시장이 심장마비를 일으켰고 신용시장 위기가 가속화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한 첫 주, 가족에게 가능한 많은 현금을 인출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엘 에리안은 금융시스템이 생각만큼 제대로 작동되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안정돼 왔다고 평가하면서도 "경제 위기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리안은 실업률이 10.5~11%까지 오른 뒤 7%를 웃도는 상태에서 수년간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향후 5년간 2%이하 상태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핌코는 지난 수년간 미 정부에 금융시장 회복을 도울 정책을 자문한 바 있다. 이미 2005년 핌코는 시장에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자산을 피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엘 에리안은 "'새로운 표준'은 투자자들이 잃을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되는 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며 투자자들에게 미국 이외 지역을 눈여겨 볼 것을 조언했다.   

 

한편 에리안은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신용시장 회생 노력에 대해서는 'A'학점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가이트너와 버냉키가 상상력있고 대담하게, 위기를 기꺼이 감수했다는 점을 높게 샀다.

 

다만 결과물에 대해서는 금융위기를 바로잡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들며 'B'학점을 줬다.  

 

에리안은 미 당국자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폭풍우 속에서 기체를 통제하려는 비행기 조종사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고 비유했다. 

 

그는 "조종사가 무엇을 해야할 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며 미 금융당국 정책을 대체로 지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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