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 경제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경제에 대해 비관하는 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을 뿐 아니라 증시에 대한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중국발 경기 둔화 이외에도 연준의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미 경제와 증시에 드리우는 어두운 먹구름
최근 중국발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미국 내 경제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를 비관하는 미국인이 늘어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BC가 800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경제가 악화될 것이라고 보는 미국인들이 3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 설문조사보다 6%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또한 지난 2013년 미국 정부의 연방정부 부분 폐쇄(셧다운)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기도 하다. 반면 미국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자는 22%로 6월보다 2%포인트 하락하며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 뿐 아니라 주식 시장과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46%는 지금이 주식시장에 투자하기에 좋은 시기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했다. 지난 6월 조사 때부터 무려 1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지금이 주식 시장에 투자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응답한 사람들의 비율은 3분의1에 불과했다.
증시에 대한 불안감은 특히 컸다. 예외적인 시장 충격에 대한 공포심리를 나타내는 이른바 ′블랙스완 지수′ 역시 급등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블랙스완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S&P500 스큐(Skew) 지수는 지난 12일 이유 없이 10% 급등했고 9월 말부터 30% 수직 상승했다.
특히 전일 CBOE 스큐지수 종가는 148.92를 기록했는데 이는 주택버블이 터지기 전 2006년과 1998년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의 파산 때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스큐지수의 급등은 더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의 폭락을 예측하고 이럴 경우 수익을 내는 옵션을 더 많이 사들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CNBC는 이에 대해서 최근 주식 시장 급락세와 글로벌 경기 부진에 미국 경제가 영향을 받으며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시장 폭락과 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전문가들은 "불안감이 커지고 있고 경고등이 켜진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트레이더들 옐런에 불만 폭발 "차라리 금리 올려라”
이렇게 경제와 증시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경제 둔화다. 이런 가운데 전날 발표된 중국의 무역수지 지표도 부진했고 다음주에 발표될 3분기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기대도 낮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불안감을 고조시킨다고 지적한다. 특히 연준을 이끄는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의 통화 정책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날 CNN머니는 1000명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투자자들이 옐런 의장의 정책에 대해 'C'를 줬다고 평가했다. 심지어 25%의 참가자는 옐런 의장에게 낙제점인 D나 F를 줬다.
올 초부터 내내 연준은 제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강조해왔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마다 이를 연기하며 시장에 혼란을 줬다는 평가다.
CNN머니는 옐런 의장을 '양치기 소년'이라고 묘사했다. 실제로 9월 금리가 동결된 이후 증시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이런 가운데 연준 인사들은 연이어 혼란스러운 발언을 하며 시장 불안감을 높인다.
이날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제로금리를 끝내야 한다며 금리 인상을 서두를 것을 강조했고 반면 대니얼 타룰로 연은 이사는 올해 금리 인상이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피로감에 지친 투자자들은 차라리 연준에게 10월에 금리를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CNN머니와 E트레이드가 공동으로 집계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5%의 투자자들은 연준이 10월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게 예상되고 있다.
전날 블룸버그 조사에서 연내 금리인상을 전망한 투자자는 37%로 크게 줄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