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입힌 철강재, 건축까지 저변 넓힌다

입력 : 2015-10-15 오후 3:25:19
[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서울의 심장부를 가로지르는 세종대로 옆으로 웅장한 철골구조가 들어섰다. 딱딱해 보일수도 있지만 일정한 간격으로 나무처럼 세워진 철골기둥, 산맥의 형태를 닮은 경사진 지붕을 보면 마치 하나의 산수를 보는 듯하다.
 
다음달 8일까지 서울 태평로에서 열리는 서울건축문화제의 메인 전시공간으로 선보인 이 공간은 다름아닌 장윤규 국민대 교수가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럭스틸'을 이용해 디자인한 '럭스틸 마운틴'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최근들어 디자인·예술을 접목한 마케팅 방식으로 철강제품의 스펙트럼을 건축 영역까지 넓혀가고 있다.
 
철강업체들은 기업 간 거래(B2B)사업이 중심을 이루고 있고 철강이라는 소재 자체가 딱딱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만큼 디자인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하지만 최근 전세계 철강시장이 극심한 부침을 겪고 있는만큼 ▲개별 브랜드 파워 강화 ▲건축 분야와 같은 새로운 수요 창출 등을 위해 이같은 디자인·예술 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다.
 
동국제강의 경우 컬러강판을 주요 제품군으로 갖추고 있는만큼 이같은 디자인 접목을 통한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 2012년 설치작가 김상훈씨와 손잡고 미국 '디자인 마이애미2012'에 참가하면서부터 럭스틸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에 돌입했다. 2013년에는 설치작가 김광우씨, 2014년에는 건축가 이정훈씨와 협업을 통해 전시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B2B사업을 넘어서서 럭스틸을 론칭할때부터 기업과 디자인업체 간 거래(B2D)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일종의 새로운 영업방식으로, 건축가들이 우리 제품을 잘 알아야 많이 사용하지 않겠는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철강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더이상 회사의 네임벨류로만은 살아남기 어렵다"며 "대중과 고객들에게 브랜드 자체를 적극 홍보하는 '생존전략'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 역시 지난해 10월 디자인솔루션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디자인 접목을 통해 신수요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건축가들과 손잡고 솔루션마케팅 개념을 디자인 분야로 확대해 철강제품이 건축재료로서 활용될 수 있게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디자인솔루션TF는 건축가 김찬중 더시스템랩 대표와 협력해 내년 착공을 앞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의 베스트웨스턴 호텔에 적용할 비정형 철강 내·외장재를 제작할 계획이며, 이를 토대로 건축용 철강 디자인 제품 개발에 나선다. 베스트웨스턴 호텔은 지하 5층, 지상 15층 규모로 최근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와 김 대표는 포스코 스테인리스스틸(STS) 예술 조형물 '스틸이글루'를 공동으로 기획, 제작해 오는 12월13일까지 서울 금호미술관에 전시한다.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럭스틸을 이용해 설계된 '럭스틸 마운틴'.사진/동국제강
 
포스코 디자인솔루션TF가 건축가 김찬중 더시스템랩 대표와 협력해 제작한 조형물 '스틸이글루'.사진/포스코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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