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노 남궁민관 기자] 동부제철이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등 철강업계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이번 워크아웃이 당장 철강업계 재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향후 매각자를 구하는 과정에서 큰 틀의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채권단 자율협약을 통해 기업 정상화를 추진해 온 동부제철은 지난 14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현재 신용보증기금에 총 1800억원에 달하는 빚을 지고 있으며, 연간 이자비용만 200억원에 이르는 만큼 경영정상화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워크아웃 전환 여부는 19일 최종 결정 예정이지만, 현재까지 모든 채권단이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어 순조롭게 워크아웃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제철 채권단은 산업은행(63%), 농협은행(10%), 하나은행(7%), 수출입은행(7%) 등이다.
철강업계에서는 당초 동부제철이 지난해 10월 자율협약 이행각서를 체결하고 이미 워크아웃 수준의 경영을 펼쳐왔던 만큼 이번에 워크아웃에 돌입하더라도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동부제철은 이미 당진공장 열연강판 생산용 전기로 가동을 중단시키는 등 생존을 위한 조치들을 취해왔으며 정상적으로 생산과 영업활동을 해왔던 만큼 이번 워크아웃에 따른 시장 충격도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전체 업계에서 보면 이번 워크아웃 신청은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 구조조정의 대표적 사례로 의미가 있다"며 "일단 당분간 동부제철의 재활에 집중하고 이후 매각 과정에서 전체시장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동부제철의 매각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제철을 인수할만한 곳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정도이지만 이들은 이미 협상에 실패하거나 인수 의사 자체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역시 매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다른 관계자는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생존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여력이 없다"며 "산업은행 역시 당장은 헐값에 판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경쟁력을 제고한 이후 값을 올려 매각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부제철이 이같이 워크아웃 결단을 내린 가운데 다른 업체들도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을 펼치고 있다. 저유가와 전세계 경기침제, 중국의 공세 등 철강업계가 전반적인 어려움에 처한 만큼 비주력 사업과 비핵심 자산 정리·매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포스하이알을 매물로 내놓았으며 포스코건설의 지분 38%를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에 매각하기도 했다. 이어 포스코프랜텍 역시 워크아웃을 진행, 연결대상 종속기업에서 제외하며 실적 부담을 줄였다.
또 동국제강 역시 지난 7월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삼성생명에 매각했으며 포항 제2후판공장 역시 매각을 추진 중에 있다. 또 최근 사파이어 잉곳 제조업체인 계열사 DK아즈텍의 워크아웃을 결정하기도 했다.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동부 그룹 본사.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