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준양(67) 전 포스코 회장과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15일 "수사 마무리를 단정하기 조심스럽지만, 혐의는 상당 부분 입증돼 있다. 영장 청구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동안 정 전 회장과 이 전 의원이 포스코가 협력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과정에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3일부터 이달 8일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정 전 회장을 소환했으며, 이달 7일에는 이 전 의원을 불러 조사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진 지 일주일이 지난 현시점까지도 검찰은 아직 신병 처리를 결정하지 못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수사의 마무리 단계임에도 이들의 혐의를 최대한 입증하기 위해 신중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의 마지막 소환일인 지난 8일에도 포스코의 협력사인 조명수리업체 S사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S사는 정 전 회장이 취임하기 전 설립된 업체지만, 정 전 회장의 취임 이후 포스코로부터 받은 물량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에 대해 두 차례 청구한 구속영장과 배성로(60) 동양종합건설 전 대표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모두 법원에서 기각된 것도 검찰이 의식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번 수사의 핵심 피의자인 이 전 의원이 고령인 것과 이에 따른 건강 상태도 영장 청구 과정에서 고려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의원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않았으나, 고려 요소 중에 건강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정 전 회장과 이 전 의원의 신병 처리를 결정한 이들과 마찬가지로 포스코 협력사 특혜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이병석(63) 새누리당 의원도 소환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