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원회가 20일 국가정보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하는 가운데, 국정원의 해킹프로그램(RCS) 도입과 내국인 사찰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특히 국정원이 야당이 요구하는 ‘로그파일’ 등 해킹관련 자료 제출을 끝내 거부, 21일 예정됐던 국정원 현장검증이 무산되면서 긴장수위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당초 정보위 여야 간사는 여야 각 2명씩 각 당이 추천한 해킹전문가를 대동해 현장검증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비전문가인 국회의원만 로그파일 열람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새누리당도 이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보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은 15일 “의원에게만 로그파일을 공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현장검증은 실시불능”이라고 밝혔다. 반면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16일 “야당은 이미 많은 검증을 자체적으로 했는데 별게 없었던 것 아닌가. 어느 세계 정보원에서도 내놓을 수 없는 로그파일을 자꾸 내놓으라고 핑계대지 말라”고 반박했다.
일단 여야는 정보위 국정감사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0일 국감에서는 국정원 해킹프로그램 도입 의혹은 물론 최근 불거진 특수활동비 4782억원의 용처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경력판사 임용지원자 신원조사 논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동향 등 북한 관련 정보도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의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강신명 경찰청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