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이렇게 사용하는게 맞나요? 느낌이 보들보들하니 특이하네요.”
21일 오전 10시경, 옛 한국산업인력공단 부지, ‘100인의 서울창업포럼’ 행사장.
행사장에 들어가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바쁜 포럼 일정에도 행사장 입구에 자리잡은 우수창업기업 부스에 하나하나 들르며 회사 특성과 애로사항을 물었다.
화장품과 미용기기를 만든는 ㈜제이앤피인터내셔널 부스에서는 급기야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주로 여성들이 사용하는 ‘4D 오토 클렌져’를 직접 얼굴에 대보기도 했다.
심재성 제이앤피인터내셔널 대표는 청년 창업 지원프로그램인 ‘챌린지 1000 프로젝트’를 통해 창업 공간과 자금을 지원받아 태반 성분 화장품 등을 제조, 현재 연 매출 60억원의 회사로 성장했다.
포럼을 마치고 낮 12시경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박 시장에게 심 대표가 “서울시 덕분에 창업에 성공했다”며 감사 의미로 화장품 2세트를 전달하려 했다.
약간의 실랑이 끝에 선물을 거절한 박 시장은 “우수 창업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도록 서울시 홍보대사들을 모델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화장품은 나보다 홍보대사 분들이 사용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일자리 대장정을 진행 중인 박 시장은 이날 심 대표 같은 우수 창업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창업 생태계를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는 창업 생태계의 핵심인 ‘서울창업허브’를 이날 포럼이 열린 한국산업인력공단 부지에 2017년 2월 만든다.
기존 청장년창업센터가 싼값에 사무실을 제공하는 기능 중심이었다면 서울창업허브는 공간 지원부터 교육, 투자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시는 서울창업허브가 실질적인 창업 생태계에 기여하도록 ‘100인의 서울창업포럼’ 등 전문가 의견을 듣고 미국·유럽·이스라엘 우수 창업센터를 벤치마킹했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들이 제시한 창업기업 단계별 지원에 따른 동기 부여, 창고나 택배 작업실 등 설비시설 설치, 시제품제작소 별관 분리 조성 등이 계획에 반영됐다.
서울창업허브는 지하 1층∼지상 10층 규모의 본관과 지상 4층의 별관으로 구성되며 예비·초기 창업자, 우수·성공 창업자, 창업 전문가, 투자자 등 800개 팀이 동시에 입주할 전망이다.
본관에는 컨벤션 홀, 단계별 창업보육공간, 회의실, 휴게공간, 창업갤러리 등이 별관에는 시제품제작소와 테스트랩(test lab), 창고 등이 들어선다.
박 시장은 “오늘 만난 청년창업가 중에 제2의 스티브 잡스가 나올 것”이라며 “서울은 창업자들에게 가장 핫한 도시인 만큼 서울창업허브를 통해 잠재적 재능을 꽃피울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1일 옛 한국산업인력공단 부지에서 열린 서울창업포럼에서 우수창업기업의 미용기기를 직접 체험하고 있다.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