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품은 인화지를 재활용해 만든 가방이에요. 오히려 외국인들한테 인가가 많아요.(유세미나 오브젝트 생활연구소 공동대표)”
“그럼 햇빛을 차단해 소중한 제품을 담을 수 있겠네요. 디자인도 뛰어난 이런 제품은 100만원 이상 받아도 되겠어요.(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버려진 물건을 다시 활용해 쓸모있는 물품으로 만드는 ‘업사이클’(Upcycle)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 시장은 7일부터 31일까지 진행 중인 ‘일자리 대장정’이 반환점을 돈 21일 오후 1시 40분 마포구 어울마당로 5길 23에 자리잡은 오브젝트 생활연구소를 찾았다.
오브젝트 생활연구소는 총 250팀의 작가가 만든 업사이클 및 핸드메이드 제품을 전시·판매하는 매장으로 2013년 문을 열어 연 매출 20억원(지난해 기준)을 돌파했다.
‘아름다운 가게’ 등을 통해 일찍이 업사이클 산업과 인연을 맺어 온 박 시장은 이날 오브젝트 생활연구소에서 제품 하나하나를 살펴보며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특히, ‘탄력있는 에코백’을 본 후 “대형마트에서 비닐봉지 대신 에코백을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며 다소 파격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어 테라스에서 업사이클 업계 관계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는 업사이클 업계의 판로 개척 어려움, 시민 인식 부족, 작업실과 매장 임대료 문제 등 갖가지 고충이 쏟아졌다.
박미현 ㈔한국업사이클디자인협회 대표는 “업사이클 시장이 매년 20% 가량 성장 중이지만, 아직 100여 업체에 불과할 정도로 모든 면에서 영세한 수준”이라며 “업사이클 산업 및 인력 육성을 위한 인큐베이터 및 엔진 동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업계 관계자들의 애로사항에 공감하며, 업사이클 박람회 개최, 업사이클 전용 시민시장 운영, 업사이클 자재 뱅크 운영, 업사이클 인증제 도입 등을 약속했다.
특히, 성동구 용답동에 건립 예정인 재사용플라자를 통해 산업군 집약화와 전문 인력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하고, 서울시 차원의 중장기 비전을 마련해 산업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 시장은 “반도체만 해외에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수준 높은 업사이클 제품은 충분히 해외시장에서 통할 수있다”며 “애로사항을 하나하나 해결책을 고민해 장기적으로 업사이클 산업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1일 오브젝트 생활연구소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