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FIFA 회장 후보 등록 어렵지만 개혁 투쟁은 계속"

입력 : 2015-10-21 오후 6:19:29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정몽준(63)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겸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부회장이 FIFA 차기 회장선거에 입후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을 인정하며 도전의 뜻을 접었다. 다만 앞으로도 FIFA 개혁을 위한 투쟁은 계속 이어갈 것이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8일 FIFA 윤리위원회의 '자격 정지 6년' 처분이 공개되자 "조사 비협조, 윤리적 태도와 같은 애매한 조항을 적용해 6년 제재를 가한 것은 형평성을 잃은 것"이라면서 FIFA 본부가 있는 스위스 취리히 지방법원에 제제 효력 일시 중단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징계가 일시 중단되면 후보 신청을 진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FIFA는 20일 "취리히 법원이 '윤리위원회가 절차상 문제가 없었고 개인의 권리를 침해한 징계도 아니다'며 정 명예회장 요구를 기각했다"는 내용을 골자인 성명을 내놨다.
 
이에 정 명예회장은 21일 보도자료로 견해를 밝혔다. "회장 선거 등록 마감일까지 저의 후보 등록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FIFA 제재의 부당성을 밝히기 위하여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FIFA는 스위스 취리히 지방법원의 기각 결정을 언론에 알리면서 마치 지방법원이 FIFA의 행위를 정당화해준 것처럼 왜곡 선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 명예회장은 스위스 지방법원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회장 선거 절차의 시급성을 고려해 후보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한 가처분 신청을 기술적인 이유로 기각한 것은 스위스 법원이 FIFA의 부패상을 고려하지 않은 실망스러운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스위스 취리히의 판사와 검사가 FIFA로부터 1990~2006월드컵 결승전의 축구표를 제공받았다는 스캔들이 최근 언론에 보도됐다. FIFA와 유착관계에 있다는 비판을 고려했을 때 스위스 법원은 보다 신중히 판단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9월3일 오전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 관련과 관련히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다음은 정몽준 명예회장 측이 배포한 보도자료 전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난 8일 저에 대한 부당한 제재를 가한 이후 후속 사법대응 절차에 필수적인 판결문(reasoned decision)을 2주일이 되도록 보내지 않아 끝까지 저의 입후보를 방해하고 있다.
 
FIFA는 스위스 지방법원이 저의 제재 효력 일시 중단 가처분 신청에 대해 판결문이 없는 상황에서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기각 결정을 내리자 이를 언론에 알리면서 마치 지방법원이 FIFA의 부당한 행위를 정당화해준 것처럼 왜곡 선전하고 있다.
 
FIFA 회장 선거 절차의 시급성을 고려해 일단 후보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한 가처분 신청을 스위스 법원이 기술적인 이유로 기각한 것은 FIFA의 부패상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으로 실망스러운 일이다.
 
최근 취리히의 판사와 검사들이 FIFA로부터 1990년~2006년 월드컵 결승전의 축구표를 제공받아왔다는 스캔들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FIFA와 유착관계에 있다는 비판을 받는 점을 고려해보면 스위스 법원은 보다 신중한 판단을 했어야 했다.
 
FIFA의 방해로 오는 26일 회장 선거 등록 마감일까지 저의 후보 등록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판결문이 도착하는 대로 FIFA 제재의 부당성을 밝히기 위하여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계획이다.
 
FIFA의 차기 회장 선거는 블래터 회장 측근들의 불공정하고 부당한 개입으로 벌써 의미가 크게 훼손됐다. FIFA 규정상 회장 선거에서 당선자가 나오려면 1차 투표에서 3분의 2를 얻거나 2차 투표 이후 과반수를 얻어야 한다. 언론에서는 블래터 회장이 내년 2월26일 총회에서 차기 회장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계속 회장직을 맡을 수 있다고 보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서 우려된다.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더라도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FIFA의 변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해나갈 것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분들, FIFA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최후의 승리를 얻을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다.
 
2015.10.21.
 
정몽준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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