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감독·선수 모두 구단의 홈 구장인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릴 5차전을 통해 한국시리즈를 우승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발가락 골절 부상을 당하고도 진통제 투혼을 펼치는 양의지는 앞으로 계속 출전할 예정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 사진/뉴시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5일 오후 대구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2015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두산 베어스는 김태형 감독과 유희관, 김현수가 등장했다. 삼성은 류중일 감독과 박석민, 구자욱이 참석했다.
양의지는 지난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엄지발가락 골절 부상을 당했다. 양의지는 진통제를 먹고 4차전과 5차전에 뛰는 투혼을 선보였지만 두산에게 백업포수가 필요할 것이란 야구계의 견해가 적잖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포수를 양의지-최재훈 2인 체제로 가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포수 엔트리에 대해 고민 정말 많이 했다"면서 "그러나 양의지가 지난 경기를 통해 보여줬던 모습도 있고, (최) 재훈이 또한 잘 하고 있다. 그대로 두 명으로 경기를 치를 생각"이라고 밝혔다.
두산의 1차전 선발 투수로는 니퍼트나 장원준이 아닌 유희관이 등판한다. 유희관은 정규시즌과 다르게 포스트시즌 부진이 뚜렷하지만 한국시리즈에 빠질 계획은 없다. 오히려 1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따로 이유를 말해야 하나"라며 유희관을 지목한 김 감독은 "앞의 두 투수가 다 던져 (어쩔 수 없이) 유희관이 1선발로 나가게 됐다"고 말한 후 "유희관이 못 던져도 팀이 이기며 오르지 않았나. 그게 더 좋은 것 아닌가. 우리가 계속 이기니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서 김 감독은 "유희관이 잘 해야 한국시리즈를 재미있게 할 수 있다. 이번(한국시리즈)에는 각오가 남다를 것이다. 편히 던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유희관에 대한 변하지 않는 믿음을 보였다.
유희관(왼쪽), 김현수. 사진/뉴시스
유희관은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유희관은 “솔직히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게 민망하다. 죄송하다"며 "잃을 것 다 잃어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 시즌 막바지 잘 하려다 부진했고, 포스트시즌 더 잘 하려고 한 게 역효과였다. 편히 준비하고 있다. 비난 감수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행사 시작과 함께 두산·삼성 양 팀의 감독과 현장에 나온 선수들은 각자 손가락을 들고 한국시리즈가 몇 경기에 종료될 지 표현했다. 삼성의 경우 류중일 감독(7차전)과 박석민·구자욱(각 5차전)의 예상이 각기 다른 반면 두산은 김 감독과 유희관, 김현수가 모두 5차전으로 이번 한국시리즈를 마칠 것이란 다짐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김 감독은 "홈 팬들 앞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5차전이라고 했다"고 말했고 유희관은 "안방에서 홈팬들께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김현수는 "(유희관의 의견과) 마찬가지로 두산 홈 팬들 앞에서 우승하고 싶고, 대구를 다시 오고싶은 마음이 없기 때문에 5차전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대구=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