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상수지가 저유가 영향으로 43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수출입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불황형 흑자' 구조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5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9월 국제수지 흑자 규모는 106억1000만 달러로, 지난 2012년 3월부터 43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9월 경상수지 흑자폭은 사상 4번째로 큰 규모로 전월과 비교하면 22억1000만 달러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주면 31억6000만 달러 증가한 수치다.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한 806억3000만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누적 기준으로 보면 사상 최고치다.
하지만 이같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9월 수출은 452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나 감소했고, 수입도 332억1000만 달러로 23.2% 줄었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상품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줄어들어 경상수지가 흑자기조를 이어갔다"며 "자동차, 철강, 디스플레이패널 등 주력 수출품목 수출은 해외 수요부진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비스수지는 17억3000만 달러 적자로 적자폭이 전월보다 늘었다. 이 가운데 여행수지는 7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 국장은 "적자 확대는 해운업계 등 업황부진으로 운송수지 흑자 규모가 축소된 데에 기인했다"고 말했다.
본원소득수지는 흑자규모는 배당지급 증가 등으로 전월의 9억5000만 달러에서 7억9000만 달러로 축소됐고, 이전소득수지는 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서비스 거래가 없는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 유출초 규모는 106억 달러로 전월보다 확대됐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