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3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 발표를 예고하고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이 국회 철야농성에 돌입하는 등 격렬히 반발하면서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2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3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참여한 가운데 역사교육 정상화와 관련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황 총리는 담화문을 통해 교과서 국정화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고, 뒤이어 황우여 부총리가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를 공식 발표한다.
당초 정부는 오는 5일을 확정고시일로 발표했지만 아무런 사전예고 없이 이를 사흘이나 앞당겼다. 집권여당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마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5일로 알고 있었지만, 오후에서야 관련 사실을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정부의 밀어붙이기에 새정치연합은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오후 현안브리핑을 갖고 “긴급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결과 우리당은 국정화를 총력 저지하기 위해 당 지도부와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위를 중심으로 오늘 저녁 7시부터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의원들도 이 같은 지도부의 방침에 따라 농성에 합류하기로 했고, 의원들이 모이면 그 자리에서 의원총회를 열 계획”이라며 “당은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앞으로의 투쟁방안을 마련하고 국민들과 함께 국정화 저지를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내일 확정고시 발표를 강행할 경우 예정된 국회 본회의는 무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이 국회에서 농성에 돌입하는 것은 지난해 8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여야갈등 이후 처음이다. 야당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정화 저지에 나설 계획으로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의사일정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새누리당은 이러한 야당의 움직임에 “교과서 문제와 민생의 연계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야당은 결국 교과서 문제를 국회의 민생법안과 여타 예산처리와 연계하겠다는 것”이라며 “또다시 국회 본연의 임무를 외면하는 야당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교과서에 대한 문제가 민생국회 자체를 외면하는 이유가 될 수 없음을 밝혀둔다”면서 “야당의 역할은 국정운영 전반에 걸친 여야협력과 견제이지 한 가지 일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역사왜곡교과서반대' 문구의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