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자유권규약위원회(Human Rights Committee)가 사형제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 성 소수자 인권, 표현·집회의 자유 등 인권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 우려를 표명했다.
법무부는 자유권규약위원회가 한국 정부의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4차 보고서 심의 결과에 대한 최종견해를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자유권규약위원회는 ▲사형제 폐지를 목표로 하는 자유권규약 제2선택의정서 가입 고려와 사형제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자 석방과 대체복무제 마련 ▲인종과 성적 지향을 포함한 모든 사유에 근거한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의 제정과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사회적 차별의 철폐 ▲명예훼손 비범죄화와 평화적 집회 보장 ▲국가보안법 제7조에 근거해 계속된 기소가 이뤄진 것에 따른 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와 이 조항의 폐지 등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사형제 폐지는 형벌 체계를 바꾸는 것으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며, 국민 여론뿐만 아니라 헌법 체계 아래에서의 입법·사법시스템을 통한 이행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병역거부자 처벌에 대해서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도 같은 입장이며, 대체복무 도입은 한반도 안보 상황 변화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전제로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국가보안법 제7조는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만 매우 제한적으로 적용된다"며 "집회시위는 명백한 불법이 예상되는 경우에만 법률에 따라 금지하고, 미신고집회에 대해서도 과도한 경찰력은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유권규약위원회는 우리나라가 아동, 여성, 장애인, 난민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 개선과 국제인권조약 이행에 적극적으로 노력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정부는 지난해 아동학대처벌법, 2013년 난민법, 2012년 자살예방법을 제정하고, 2012년 형법 제297조를 개정해 강간죄의 객체를 '부녀'에서 '사람'으로 변경했다.
자유권규약위원회 제4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심의는 지난달 22일부터 이틀 동안 스위스 제네바의 윌슨궁(Palais Wilson) 회의장에서 진행됐으며, 정부는 법무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해 법무부, 교육부, 외교부, 국방부 등 11개 정부기관 총 39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파견했다.
법무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