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준양 전 회장 불구속 기소…포스코 수사 마무리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배성로 전 동양종합건설 대표 등 총 32명 기소

입력 : 2015-11-11 오전 11:01:16
포스코 비리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수사를 진행해 온 검찰이 10일 정준양(67) 전 회장을 재판에 넘기며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다.
 
올해 초 서울중앙지검에 접수된 첩보와 국세청 고발에 따라 지난 3월13일 포스코건설에 대한 압수수색과 함께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이날 정 전 회장을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배임수재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같은 날 정동화(63)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배임수재, 입찰방해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배성로(60) 동양종합건설 전 대표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배임증재, 업무방해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정 전 회장은 지난 2009년 12월 이상득(80·불구속 기소) 전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사무소장 박모(57)씨에게 포스코켐텍의 협력업체 티엠테크를 운영하도록 하고, 12억원 상당을 취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자신이 담당 부문장 당시 추진해 2009년 8월 1조원 이상 투입된 신제강공장 증축공사가 군 공항 관련 고도제한을 위반해 중단되자 이전 의원에게 해결을 부탁했다.
 
정 전 회장은 이 전 의원의 요구에 박씨가 티엠테크 지분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외부에 노출되지 않게 '포스코가 아닌 계열사의 외주 용역을 밀어줄 것', '정치인이 아닌 제3자 명의로 지분 인수하도록 할 것' 등 가이드라인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 전 회장은 전모(55·불구속 기소) 전 전략사업실장과 공모해 2010년 5월 부실 기업인 성진지오텍 경영권 지분을 인수해 포스코에 약 1592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정 전 회장은 M&A 지원부서에 불과한 전략사업실에서 성진지오텍 인수 제안부터 타당성 검토까지 모두 담당하도록 해 그룹 차원에서의 실질적인 인수 타당성 검토 과정을 무단으로 생략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성진지오텍과 합병한 포스코 플랜텍은 지난달 워크아웃으로 직원 300여명이 감축됐고, 지금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인수합병 등으로 수백명 근로자의 일자리마저 잃어버리게 한 정 전 회장은 재임 기간 영업이익 4조1788억 감소, 부채 20조원 증가, 신용등급 하락 등을 초래하고서도 129억원의 급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 전 회장은 처사촌동서인 유모(68·불구속 기소)씨와 함께 2006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박재천(59·징역 5년) 코스틸 회장으로부터 4억72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정동화 전 부회장은 2009년 8월부터 2013년 6월까지 베트남 사업단장과 공모해 385만달러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2010년과 2011년 공사 수주 대가로 브로커로부터 처남이 1억8500만원을 받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정 전 부회장은 2011년 8월 동양종합건설에 보증서 없이 34억원의 선급금을 지급하고, 2010년 9월부터 2014년 8월까지 대왕조경으로부터 공사수주 편의 명목으로 현금 1000만원, 34회에 걸쳐 골프비 4900만원 상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배성로 전 대표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동양종합건설 등의 900억여원 조작된 유동비율로 33건에 달하는 총 875억여원의 공사를 낙찰받는 등 업무를 방해하고, 2009년 6월 산업은행을 속여 산업시설자금 명목으로 180억여원을 대출받은 혐의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포스코 전·현직 임원 17명, 협력업체 관계자 13명, 정치인 1명, 산업은행 부행장 1명 등 총 32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확인된 비리 유형과 첩보 등을 토대로 앞으로도 관련 구조적 비리가 다시 드러나면 적극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라며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의 포스코 기획법인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있는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9월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제4차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 청사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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