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미국 정부가 사상 최대 규모의 재정 적자 해결을 위해 증세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최근 경기의 급반등에도 불구하고 실업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음에 대비해 실업자에 대한 지원 방안을 늘릴 것을 검토중이다.
2일(현지시각) 미 고위급 관료들은 경제 회복을 보다 확고하게 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실업수당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관료들은 거대한 재정적자를 통제하기 위해 증세를 고려중임을 내비쳤다.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경제고문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NBC의 이날 아침 토크쇼에서 미 경제가 올 하반기 플러스권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자리 창출에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머스는 "고용 증가는 통상 생산 증가보다 뒤늦게 일어난다"며 "고용 통계가 양호한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머스는 이어 "적정한 수준의 실업수당을 만들어내기 위해 정부가 필요한 것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가 소비지출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ABC 방송에 출연한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오바마 행정부가 올 하반기에 실업 수당 규모를 늘리자고 의회를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부 관료들의 이같은 노력은 일부 공화당원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소속 공화당 의원 센 짐 드민트 같은 경우, 폭스 뉴스 선데이 프로그램에서 정부의 실업자 지원 확대 계획을 지지한다고 곧바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상당수 공화당원들은 미 행정부의 경기부양 지출, 건강보험 개혁 계획 등에 대해 거세게 비판하고 있는 마당에 재정적자 부담을 늘리는 실업자 지원 확대 계획에 적극적으로 손을 들어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들은 오히려 정부가 향후 10년간 경제 숨통을 죌 만한 수준으로 나라빚을 늘리고 있다고 비난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재정적자 문제가 역으로 건강보험 개혁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는 기존 주장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가이트너 장관은 "향후 경제가 성장하길 원한다면 현재의 재정적자 폭을 줄여야만 한다는 건 모두가 이해하고 있는 일"이라며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이 문제는 의료 개혁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해 기존 정부 입장을 되풀이했다.
가이트너는 특히 "(의료 개혁을 위해) 아직은 어떤 방법을 취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했다"고 실토했다.그의 이같은 발언은 미 정부가 의료 개혁을 위해 세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음을 암시한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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