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재건축 투자, '황금알 낳는 거위' 시대는 지났다

입력 : 2015-11-17 오전 8:00:00
◇박인호 숭실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정부는 지난 9월 '서민·중산층 주거안정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재개발·재건축 규제합리화 방안'을 함께 내놓았다. 조합설립 동의 요건 대폭 완화와 기반시설 기부체납 현금 납부허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의 동별 구분소유자 동의조건을 3분의2에서 2분의1로 완화한 것이다.
 
지난 정부의 대책 발표와 함께 재건축아파트의 아이콘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떠올렸다. 은마아파트는 지난 2000년에 추진위가 설립되었지만 단지 내를 통과하는 도로문제와 상가의 조합설립동의문제 등으로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조합설립인가가 나지 않은 상태다. 단지 내 상가는 한 개 동으로 간주됨으로 이전 제도에서는 상가 소유주의 3분의2 이상 동의를 얻어야만 재건축 진행이 가능했지만 이번 조치로 2분의1 동의율로 완화되면서 은마아파트의 조합설립인가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조치 이후 은마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연일 언론에서는 재건축시장의 부활에 대해 기사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투자할 만할까?
 
먼저 은마아파트 115㎡(구 34평형)는 2012년 8억2000만원선에서 최근 11억을 넘어섰다. 이 사실만 보면 정말 재건축 아파트는 투자대상적합에 해당된다. 아니 거의 투자최적격대상에 해당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2012년에 매입을 한 경우에만 해당된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부동산 호황기이던 2006년 은마아파트 같은 면적 매매가격은 12억5000만원, 최고 13억원 에 달했다. 이 당시에 매입한 투자자는 아직도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최근 관리처분인가에 들어간 개포주공2단지 72㎡는 2012년 9억원 선에서 2015년 11월 3년만에 최고 11억5000만원선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이 역시 2006년 13억9000만원에도 거래됐던 아파트다. 결론적으로 투자적격대상이라고 확정할 수 없는 것이다.
 
이렇듯 부동산의 투자대상을 판단할 때는 미시적인 판단으로만은 실패하기 십상이다. 거시적 판단 즉, 시계열분석이 필수적인 것이다.
 
주식처럼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그때가 상한가였던 것이다. 기업이라면 실적을 통해 주가상승을 이루고 신고가를 달성하는데 반해 부동산은 경제상황, 인구증가, 소득증가 등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상승국면이 나타난다. 물론 정부의 정책도 한 요소에 해당된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여기서 우리는 경제상황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판단을 통해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통상 재건축은 안전진단 통과 후 입주 시까지 빨라도 5~6년이 걸린다. 보통 7년 정도 기간에 대한 금융비용을 계산해야 한다. 대출 3억원에 대한 이자 연 3%를 단순계산 시 7년 뒤에는 6300만원이 된다. 여기에 취등록세비용 500만원 정도가 추가된다. 총 6800만원이 비용이 추가되는 것이다. 어느 정도 올라서는 실익이 없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재건축사업이 소송이나 문제가 발생할 경우 10년은 그냥 흘러간다. 물론 7년, 10년 뒤의 집값을 현재가격으로 보면 안된다. 상승한다면 그나마 성공투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향후 5~10년 뒤의 집값은 이제 아무도 모르는 시대가 되었다. 베이비부머 은퇴, 저출산, 고령화 주택핵심구매층 감소는 향후 자산가치의 엄청난 변화에 대한 신호들이 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너무 비싸게 재건축아파트를 매입해 로또처럼 수익을 바라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봐야 한다. 서울 수도권에서 일반 분양이 실패하고 조합원들이 일반 분양가보다 싸게 집을 내놓는 현상들에 대해 간과해서도 안된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도 지역별 입지별로 수익성에 큰 편차를 보인다. 투자수익성을 정확히 계산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투자해야 하고 섣부른 투자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내 집을 마련하는 방법에는 재건축 대상 주택, 또는 재개발 지분을 사는 방법, 미분양 주택매입이나 경매로 사는 방법, 지역신규 분양주택에 청약하는 방법, 분양권을 사는 방법, 그리고 임대아파트에 입주 후 분양전환을 받는 방법 등이 있다. 각각의 방법마다 장단점이 있다. 주택을 마련하는 유용한 방법으로 재건축을 선택해야 정상적인 활용과 투자수익이 가능하지만 재건축을 그 이상으로 기대하면 그만한 위험이 항상 함께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끝으로 재건축 투자는 인구의 이동을 잘 분석하고 인구의 집중이 이루어질 지역, 즉 이동과 집중현상이 예측되는 곳, 희소성이 있는 곳이 좋다. 물론 항상 과욕은 금물이며 정확하고 적정한 수익분석 후에 투자를 할 때 아름다운 결과를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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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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