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원회는 17일 전문가 공청회를 열고 한국형전투기(KF-X) 사업 타당성 여부를 검토했다. 전문가들은 사업 추진의 당위성과 필요성에는 대체로 동의했지만, 방위사업청이 내놓은 사업추진 계획에 대해선 “믿고 추진해야한다”와 “위험부담이 크니 보완책이 필요하다”로 의견이 엇갈렸다.
이날 공청회에는 이범석 국방과학연구소(ADD) 부장, 전영훈 골든이글공학연구소장, 이경태 항공안전기술원장, 이희우 충남대 종합군수체계 연구소장, 안영수 한국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진수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 등 6명이 진술인으로 참석했다.
이범석 부장은 “현 시점에서 AESA(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를 제외한 3가지 주요 항전장비는 모두 국내 개발이 가능하다”며 “AESA 레이더도 해외기술협력을 통한 개발이 추진되고 있고, 제대로 안될 경우 상응하는 대책을 강구하겠다”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경태 원장도 “T-50(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개발 당시에도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결국 해외 수출도 하고 있다”면서 “KF-X 사업은 반드시 현 시점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영훈 소장은 “현재의 ‘원샷 원킬’ 방식은 리스크가 크다”며 “우선 시간이 걸리더라도 FA-50(국산 경공격기) 개조 개발로 공군의 전력공백을 메우고, KF-X 기술 개발을 충분히 하면 된다”며 일정 재조정을 제안했다.
이희우 소장은 국방위 소속 ‘KF-X 리스크 관리 위원회’ 설치를 건의했다. 이 소장은 “항공기 개발에는 인건비 비중이 70%에 달하며 일정지연에 따른 비용증가가 많다”며 “기술이전 무산으로 일정지연과 비용 증가가 예상되는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소속 정두언 국방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미국의 핵심기술 이전을 전제로 사업추진을 공언했지만 막상 핵심기술 이전은 안 된다고 한다”며 “전제가 바뀌었으니 전면 조정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과 2달 전 미국까지 가서 기술이전을 해달라 했는데 안 된다고 확인되자 우리 자체 기술개발 가능하다고 한다.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나”며 “KF-X 사업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 주체는 정부”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사업추진을 주장해온 사람들 중 사업 완료 목표연도인 2025년에 그 자리에 있을 사람은 없다. 책임질 사람이 없다”면서 “결국 책임질 사람들은 정부가 아닌 국회다. 그래서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정두언 국방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관련 공청회에서 한국형 전투기 사업 추진방향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