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전국에 몰아치던 분양광풍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와 투기세력의 계약포기 등으로 초기 청약률이 올들어 처음 내림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겨우 침체를 벗어난 수도권보다 오래전 호황이 시작된 지방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전국 아파트 초기분양률은 87.7%다. 전분기 92.2% 대비 4.50%p 떨어졌다. 2014년 3분기 집계 이후 3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이던 초기분양률이 첫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지난해 3분기 78.3%였던 전국 평균 초기분양률은 4분기 84.7%, 올 1분기 89.5%, 2분기 92.2%로 상승일로를 보였다. 3분기 수도권은 92.1%로 강세를 유지한 가운데 기타지방은 전분기 91.2%에서 77.0%로 급락했다.
초기분양률은 30가구 이상 민간아파트 중 분양개시일 이후 6개월 이내 맺은 계약률의 지역별 평균치를 계산한 것이다.
전국 17개 시·도 중 전분기 대비 초기청약률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93.6%에서 58.8%로내려앉은 충북이다.
충북에서는 지난 9월 영광 크로바 파크뷰가 56건을 분양해 청약률 0%를 기록했으며, 156가구를 공급한 괴산 지안스 필아이는 청약자가 4명에 불과했다. 강원 역시 84.1%였던 초기분양률이 58.8%로, 39.6%나 떨어졌다. 부영주택은 강원 춘천에서 장학S블록 사랑으로 40가구를 공급했지만 청약자는 단 1명 뿐이었다.
수도권에서는 지난 분기 100% 초기 분양률을 기록했던 인천이 83.3%로 하락했다. 서울 역시 100%에서 95.7%로 하락했다. 서울은 고덕주공4단지를 재건축한 고덕2차 아이파크에서 21가구 미분양이 발생했다. 경기는 89.2%였던 초기 분양률이 92.4%로 소폭 상승했다.
올들어 분양물량이 폭증, 시장이 소화할 수 있는 규모를 넘었다는 불안을 가중시키는 대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9월 분양실적은 22만476가구로 전년동기 대비 52.2% 증가했다. 지방이 17.0% 증가에 그친 반면 수도권은 114.9%나 급증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계약률은 건설사들의 신고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축소 신고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초기분양률이 떨어졌다. 시장을 주의깊게 살필 때다"면서 "분양광풍을 탄 청약허수들도 초기 분양률을 떨어트리는데 한몫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3년째 아파트값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대구와 인구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는 제주, 정부종합청사가 이전한 세종, 울산 등 4곳은 3분기 청약률 100%를 기록했다. 9월 말 기준 세종에는 미분양이 없으며, 대구 109가구, 울산 94가구, 제주 32가구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