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와이브로 음성탑재는 KT 주가에는 재앙이나 다름없다.”
KT(030200)의 '올 연말 와이브로 음성서비스' 공식발표에 대한 증권가의 한결 같은 반응이다.
이동섭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KT 주가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이나 LG텔레콤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은 와이브로 음성서비스가 KT뿐 아니라 SK텔레콤과 LG텔레콤의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이 높은 양질의 이동통신 가입자를 흡수할 게 뻔하다는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인터넷전화에 비춰볼 때 이동통신 요금보다 적어도 20% 이상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는 음성서비스에 가입자를 빼앗길 SKT나 LGT도 손 놓고 바라보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SKT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때 마케팅 비용만 1조원에 육박했다고 밝힌 바 있다.
SKT나 LGT가 싼 가격을 찾아 떠난 와이브로 음성서비스 가입자를 되찾기 위해 지금보다 더 큰 출혈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또 “KT가 이동전화 품질에 걸맞는 서비스를 공급하려면 현재 이동통신망에 버금가는 네트워크를 깔고 운영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입자 1000만명이 넘은 KT의 3세대 이동통신망 구축비용은 2조6000억원 규모. KT가 와이브로에 투자한 돈은 8000억원 수준으로 서울 등 수도권 19개시 전역과 부산 등 8개 광역시의 대학 등지에서 일부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올해 말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것은 현재 가입자 대상으로 와이브로 음성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제공하는 것일뿐 본격적인 상용 서비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이런 해명에 대해 "고객을 상대로 테스트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KT가 고객에게 와이브로 음성서비스 전용 단말기를 나눠주는 순간부터 상용서비스는 시작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KT가 와이브로 음성탑재 시범서비스 일정을 밝히자마자 4만원 돌파가 유력했던 주가가 이날 전체적인 상승장 속에서도 150원 내린 3만8850원에 머물렀다.
반면 KT 와이브로 음성탑재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와이브로 장비사업자 삼성전자(005930)는 같은 날 1만원 이상 오른 72만5000원으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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