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장 "인수합병은 시기상조"

"매각결정은 론스타가 내린다..은행경영에 매진할 것"
"외환銀 NIM은 은행권 최고수준"
"장단기 목표 잘 조화시켜야"

입력 : 2009-08-05 오후 2:28:21

[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은 5일 외환은행 인수합병(M&A)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은행 주가가 오르고 증시가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거대한 인수합병(M&A)이 이뤄질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클레인 행장은 "(외환은행 매각은) 대주주인 론스타가 결정할 문제"라며 "은행 차원에서 내릴 결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인수합병과 관련해 말할 것이 생기고, 또 적절한 시기가 온다면 론스타와 외환은행이 먼저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권 M&A 시장의 '최대어'로 손꼽히는 외환은행은 지난 수년간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대주주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팔고 싶어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지난 2006년 KB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눈앞에 둔 적도 있었지만,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영국계 HSBC은행이 강력한 인수후보로 떠올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며 매각계약이 무산됐다.

 

최근에는 또 다시 KB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설이 불거지는가 하면, 한 단계 '도약'을 노리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등 은행권의 판도를 뒤흔들 인수합병건을 놓고 루머가 무성한 상황이다.

 

여기에 조만간 민영화를 앞둔 산업은행이 소매금융 강화를 위해 외환은행을 인수후보군에 올려놓는 등 곳곳에서 치열한 물밑작업이 벌이지고 있다.

 

그러나 클레인 행장은 "현재 여러가지 논의와 루머가 나오고 있지만 우리는 오직 어떻게 하면 은행을 잘 운영할 수 있을지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 점(M&A)에 대해서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2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1분기에 비해 상당히 개선됐다"며 "이같은 여세를 몰아 하반기에도 좋은 성과를 거두겠다"고 강조했다.

 

올 2분기 외환은행은 23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분기 748억원 적자에서 탈출했다. 특히 현대건설의 주식을 팔며 1368억원(세후 기준)의 일시적 이익을 거둔 것이 실적개선에 상당한 보탬이 됐다.

 

주요수익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17%로 전분기에 비해 0.0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클레인 행장은 "분기 기준으로는 NIM이 소폭 감소했지만, 2분기 들어서는 매달 NIM이 상승해왔다"며 "은행권의 2분기 NIM은 외환은행이 가장 높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해외진출 의지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외환은행은 지난달 2일 홍콩 금융당국으로부터 홍콩 현재 IB(투자은행)법인 설립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또 같은달 15일에는 중국에 진출한 지점들을 현지법인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는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영업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마무리한 상태다.

 

그는 하반기 은행 경영방침에 대해 "밸런스(balance)가 중요하다"며 "단기적인 목표와 중장기적인 목표를 잘 조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여신, 자산건전성, 자산증대 등 은행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의 목표는 '최대은행'이 아니라 '최고의 은행'"이라며 "경영진과 임직원은 보다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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