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하루의 밤: 야간 근무 속에 숨겨진 건강의 적색 신호

세계시민

입력 : 2015-11-23 오후 6:02:31
A hard day's night, 비틀즈의 코미디 영화를 떠올리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직접 적용될 때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힘든 하루의 밤, 어떤 직장인들은 여전히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근 문화로 널리 알려진 대한민국은 OECD 34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 순위 중 25위를 차지했다. 별로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나타나는 자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는 야근 인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최근 야근 인구가 3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영국의 야근 실태에 대해 the guardian이 2015년 10월 28일에 보도했다.
 
 
사진/바람아시아
 
31살의 중환자실 간호사 사만다(가명)는 그녀의 직업을 사랑한다. 사만다는 그저 그녀의 체내시계(신체적 자연 현상을 관장하는 몸의 기능)가 이를 용인해주길 바라고 있다. 메스꺼움, 피로, 과민성, 건망증은 병원 야근 중 생긴 증상 중 일부일 뿐이다.
 
야간작업에 임하는 영국의 인구는 현재 노동 인구 중 1/12에 이르는 3백만 명 이상이며,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야간작업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고도 비만과 당뇨, 더 나아가 심혈관 질환과 유방암 등의 발병 가능성이 언급됐다.
 
야근에 대한 우려
 
이러한 증거들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노동 통계는 야간작업 인구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07년과 2014년 사이에 6.9%나 올랐다고 무역 연합 의회(TUC)가 밝혔다.
 
야간작업을 요구하는 직종 또한 제조업과 육체노동에서 소매상, 의료, 교통 등과 같은 서비스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비추어, 건강 전문가들과 직원들은 야간작업으로 인한 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는 포괄적인 정책을 마련하는 고용주들이 매우 적은 수임을 우려한다. “낮에 하던 작업을 밤에 하는 것일 뿐이라며, 이 두 가지를 똑같은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옳지 못 합니다. 확실히 차이가 있으며, 특히 야간작업에는 큰 위험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분명하기 때문이죠.” 직원 지원 프로그램의 제공자이자 직장 건강관리의 임상 감독인 케빈 프리어리가 말했다.
 
올해 초, 야간작업 패턴에 대해 심층 보고서를 발표한 TUC는 이러한 걱정에 공명했다. 보고서의 권고 사항 중에는 ‘영국 고용주들에게 야간작업자들에 대한 무료 건강 평가를 제공할 의무를 찾아볼 것’이 있다. TUC가 권하는 다른 방법들에는 야간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만 실시할 것, 현직 노동자들에게 야근을 강요하지 않을 것, 노동자들 스스로 작업 일정을 조절할 권리를 주는 것 등이 있다.
 
직장 내 문제 해결 서비스 ACAS(노사 분쟁 중재 기관)에서 정보 및 지침 관리 부서의 담당자 스테와트 지는 야간 근무자들에게 영양 정보를 제공하고 건강식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자주 간과되어 왔던 기초적인 건강 조치들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한다. “낮에는 일하는 곳 주변에서 수많은 종류의 샌드위치 가게를 찾을 수 있지만, 밤에는 24시간 주유소밖에 없어요”
 
이런 관점에서 바클레이즈 은행이 시행하는 밤샘 연락망 센터의 직원 교육은 좋은 본보기이다. 바클레이즈 은행은 외부 건강관리 기관과 협력하여, 직원들에게 어떤 음식을 언제 먹을 것인가에 대해 훈련하고 있다. 의학적 연구에 따르면 야간 근무자들은 자연적으로 고지방 식품에 끌린다고 한다. 이런 관점에 따르면 위와 같은 직원 교육은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산업 변명
 
영국 고용주들은 야간 근무의 잠재적인 부정성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하는데, 이런 태도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TUC의 보안 팀장인 휴 로버트슨 역시 “좋은 일 패턴이라는 것은 없다”라고 인정한다. 그에 따르면 문제를 악화시키는 것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패턴’과 ‘건강 위험을 완화시키는 패턴’ 사이에서 나타나는 긴장이다.
 
고정적인 야간 근무는 이에 적절한 예를 보여준다. 밤에 일하는 어떤 사람들은 - 적어도 오후 11시부터 새벽 6시 사이에 세 시간을 포함하는 어떠한 작업이라고 정의된 – 그들이 맡은 책임과 작업 외의 활동 사이의 조화를 보여준다. 야간 근무자들은 일반적인 통념에 따라 자신의 야간작업에 충실하게 임한다. 이들이 하루의 밤 시간 중 여덟 시간 이상(17주 이상의 평균을 보았을 때)을 일하지 않는 한, 고용주는 영국의 근로 시간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는 장시간의 야간작업이 유방암의 발병률을 높일 수 있음을 보인다. 야간 근무 패턴에 대한 지침을 발표한 HSE(The Health and Safety Executive, 보건 안정청)은 옥스퍼드 대학에 이 관련성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 HSE의 지침의 실현 가능성을 주제로 한 이 연구는 올해 말에 결과가 나온다.
 
소송에 대한 잠재적인 가능성 역시 고용주들이 이 이슈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를 피하고자 하는 이유다. 로버트슨에 따르면 일 패턴과 특정 질병 사이에서 분리된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그는 회사가 야간근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으로 기소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선례는 존재한다. 덴마크의 산업 상해 위원회(Danish Board of Industrial Injuries)는 유방암의 원인으로 야간작업을 인정하고, 고용주들이 보상할 법적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공론화된 사례로는 2009년 스칸디나비아 항공사 SAS의 승무원 중 한 명이 유방암으로 손해배상을 받은 것이 있다.
 
물론 아주 단순하고 확실한 이유가 있다. 늘어나는 야간 근무에 대한 고용주들의 요구와 우리 몸의 휴식이나 규칙적인 생활에 대한 요구는 근본적으로 공존할 수 없음이 밝혀졌다.
 
프리어리로서는 야간 근무를 중지하는 것은 상업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는 “만약 야간근무가 직원들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악화시킨다는 증거가 있다면, 더욱 적극적인 접근이 요구될 것”이라며 “고용주로서 야간작업자들을 고용하겠다고 말하기에 앞서 직업상의 건강 검진과 현장의 의료진을 마련하고, 직원들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시 중환자실의 사만다의 경우를 살펴보자. 사만다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밤낮을 랜덤으로 교대하는 당번이다. 열두 시간 반의 노동 틈새로 허용되는 쪽잠이 그녀를 버틸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NHS(National Health Service, 영국의 보건의료제도)에 따르면 이런 생각은 금기된 것이다. 하지만 사만다는 새벽 세시에 몸이 못 견뎌 겨우 눈을 붙이더라도, 비상 버저가 울릴 경우에는 바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부산국제고 김지연 기자 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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