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정년을 보장하는 대신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공공기관이 전체의 2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용절감 효과가 낮고 생산성 저하 문제도 뒤따르는 등 당초 목적에 부합하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기획재정부는 7일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현황과 운영실태'에서 올해 6월 기준으로 전체 101곳 중 27개 공공기관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26.7%의 도입율을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민간 도입률 5,7%에 비해 높은 수치다.
◇ 평균 71%까지 떨어뜨려..인건비 절감효과 ↓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공공기관은 도입목적으로 인건비 절감(28.8%), 인사적체 해소(25.4%), 고용안정(23.7%) 등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당초 목적과 달리 인건비 절감 효과는 낮았다. 임금피크연령 이후 총 인건비 합계를 살펴보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은 경우를 100%으로 볼 때, 적용 후 인건비 총액은 93.5%로 인건비 절감효과는 높지 않았다.
임금을 떨어뜨리는 폭이 작을 뿐 아니라 임금피크제 기간 동안 복리후생비 등은 그대로 적용된 점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해당 기관들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양상은 통상 평균 55.84세에 도달한 전직원을 대상으로 3.3년간 도입해 연평균 임금의 71.6%까지 떨어뜨리는 방식이었다.
이는 지난 2003년 처음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신용보증기금이 연평균 임금 35%까지 떨어뜨린 것에 비하면 임금 감소폭이 크게 낮은 것이어서 인건비 절감 효과가 미미한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 대상자 절반이상 '보직 제외', 생산성 저하
대상자 신분도 별정직으로 전환해 직무보직자체를 부여하지 않는 비율이 전체의 53.6%나 됐다. 대부분 기존 업무를 담당하지 못하고 중요도가 현저히 낮은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때문에 인사적체 문제에는 어느 정도 해소 효과를 가져왔지만 생산성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부에 따르면 임금피크제가 생산성과 무관하게 인사적체 해소 등 내부적 인사관리 목적에 치중한 경우, 대상자의 상태에 적합한 직무개발 등에 소홀해 적응실패, 사기저하 문제를 일으켜 생산성 저하결과로 이어졌다.
이승철 재정부 공공정책국 제도기획과장은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을 정원 외로 두어 방만경영과 관리소홀로 이어질 우려가 높았다"고 지적하면서 "인사적체 문제도 어느정도 해결한것으로 보이지만 보직을 유지했다면 해소되지 못했을 문제"라고 밝혔다.
이병훈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위원장은 "연령별 생산성 변화 추이를 수치로 제시해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임금피크제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현재 공공기관 도입유형을 보면 그렇지 못하다"며 "객관적 분석없이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생산성 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토마토 장한나 기자 magar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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