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었다. 올해 공모주나 주식시장에서 흥행의 선두주자였던 바이오기업까지 상장을 철회했다. 주식시장 부진에다 4분기에 몰린 기업들의 상장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태진인터내셔날, 차이나크리스탈, 팬젠, KIS정보통신 등 4개 업체가 상장을 철회했다.
태진인터내셔날은 핸드백 브랜드 '루이까또즈'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 기존에는 지난 26일 상장할 예정이었다. 또 4년만에 한국 증시 입성을 앞뒀던 중국기업 차이나크리스탈도 상장을 포기했으며 지난 27일에는 KIS정보통신이 공모를 철회하고 내년으로 상장을 연기했다.
또 바이오의약품 개발업체 팬젠도 철회했다. 제약 바이오 업종의 경우 올해 한미약품의 연이은 기술수출 계약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펼쳤다. 특히 공모주 시장에서도 1000대 1의 경쟁률을 넘기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팬젠도 상장을 포기하게 되면서 제약과 바이오 업종까지 얼어붙었다. 이 밖에도 나무가가 청약경쟁률 0.91대 1를 기록했으며 케이디켐 5.46대 1, 하이즈항공 3.08대 1, 케이디켐 5.46대 1 등 하반기 청약을 진행한 기업들의 경쟁률도 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공모주들의 수익률은 올해 상반기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31일까지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60사의 공모가 대비 평균 주가 상승률은 21.11%를 기록했다. 이 중 유가증권시장은 13.89%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또 코스닥도 평균 22.22%에 달하는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 신규 상장한 업체들의 주가는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2일부터 27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은 총 16개다. 이 중 스팩을 제외한 14개 기업 중 공모가를 하회한 종목은 더블유게임즈, 유앤아이, 네오오토, 금호에이치티씨 등 12개다. 반면 상회한 기업은 연우, 제주항공 등 2개에 그쳤다.
이 같은 부진은 신규상장 기업들이 4분기에 몰린데다 미금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주식시장 부진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등에 상장한 기업(스팩 포함)은 총 127개다. 이 중 4분기의 시작인 지난 9월부터 상장한 기업은 45개다. 전체의 35.43%가 4분기 몰린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주식시장의 주가 상승이 지속적으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 중 하나"라며 "기업들의 성장 속도도 예전만큼 높지 않다보니 공모에 수요 자체도 강한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많은 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실시하면서 투자자들도 옥석가리기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