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지방은행의 경기도 진출을 전격 허용하는 등 수도권 영업 기회를 넓혀 줬지만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 은행들간의 온도차가 나타났다.
지역기반이 취약한 JB금융지주 산하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수도권 진출에 뜨거웠지만 지역기반이 확고한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미지근한 반응이다.
29일 각 지방은행에 따르면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개설한 영업점포 수는 현재 총 36개에 이르렀다. 하지만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각각 6개, 4개에 그쳤다.
각 은행별 환경과 보유한 고객에 기반해 영업 전략을 짜다보니 수도권 내 영업점 수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JB금융지주는 수도권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금융위원회가 지방은행의 경기도 진출을 허용했을 때도 전북은행이 그 다음 달인 4월에 가장 먼저 경기도에 입성해 지점을 낸 바 있다.
◇광주 동구 광주은행 건물. 사진/뉴시스
JB금융지주가 수도권 진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다른 지방은행들보다 지역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부산이나 대구은행은 지역 내 중소기업이 많아 자체적인 영업이 가능하나,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그렇지 못하다.
이에 따라 JB금융지주는 기업보다 중서민 소매금융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수도권 내 점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다른 지역 기반 은행은 자기 지역 기업이 많아서 수도권에 진출 하라고 해도 별 반응이 없을 것"이라며 "반면 우리는 현대자동차나 효성 같은 기업이 지역에 있어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수도권 내 실향민 등을 상대로한 소매금융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BNK금융그룹 부산은행과 DGB대구은행은 수도권 영업확대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굳이 경기도에서 승부를 볼 이유는 없다고 본다. 경기도 안좋고 비용 부담도 있기 때문"이라며 "경기도 지역에 점포 1개를 낸 것도 네트워크망 형성 차원일 뿐 수도권 영업 확대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부산은행은 부산에 있다가 대전으로 간 부산은행 고객이 서울 지점까지 가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경기도에 1호점을 낸 바 있다. 즉 수도권 영업 확대 전략이 아닌, 주거래 지역 고객을 위해 네트워크망을 하나 더 늘린 것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경기도에 낸 1호 점포가 실적을 내는지 본 이후에 추가 점포를 낼지 결정할 것 같다. 아직 수도권에 지점 낼 계획은 없다"며 "지역밀착을 우선시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