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위원들이 오는 12일 열리는 통화정책결정회의(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FRB는 금리보다는 금융위기를 완화시키기 위해 그간 진행했던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확장할 지에 방점을 두고 이날 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벤 버냉키 의장을 포함한 FRB 위원들의 입에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다. 위원들은 이번 FOMC 회의에서 경제 침체가 진정되고 있지만 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를 동시에 보낼 공산이 높아 보인다.
7월 실업률이 9.4%를 기록, 15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실업률이 다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와 FRB 위원들은 여전히 실업률이 올해 1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미 소비자들은 지난 수개월간 지출과 대출을 줄여왔다. 이에 FRB 위원들은 경제활동을 좀더 자극하기 위해 오는 수요일까지 양일간 열리는 이번 FOMC 회의에서 0~0.25%인 현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후담보 대출*과 신용카드 대출 및 여타 소비자 대출을 다루는 상업 은행들의 대출 금리 또한 수십년래 최저치인 약 3.25%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FRB 위원들은 또한 "일정기간 동안" 금리를 제로 수준인 현상태로 유지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일정기간'을 '올해와 2010년 초'로 해석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최근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할 것"이라며 "이 과정을 통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인내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었다.
비록 아직까지 은행들이 신용을 확대하는 데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FRB는 금리를 현 상태로 낮게 유지해 소비자들과 기업들의 지출을 유도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이코노미스트 브라이언 베썬은 "경제가 회복을 향해 움직이는 초기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펀더멘털은 여전히 약한 상황"이라며 "FRB가 신중한 낙관론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경제 침체가 마침내 끝나고 금융권의 압력도 완화되고 있다는 수많은 신호들이 나오는 상황 속에 FRB는 일부 구제 프로그램을 지속해야만 하는 지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단 이번주 회의에서는 양적완화책 중지 결정 등 '출구전략'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후담보 대출(홈 에퀴티 론, home equity loan)
: 주택 구입가격에서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 받은 돈을 제외한 집의 가치를 담보로 또다시 대출 받는, 소위 '추가 대출'.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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