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2011년부터 지속된 저성장의 여파로 가계소득이 둔화되고 있다.
1990년대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연 12.4% 성장한 시기에 가계소득이 연 11.4%로 동반 성장했으나, 2000년대 들어 한 자리수대로 줄었고 2011년부터는 가계소득이 4%대로 주저앉았다.
임금이 가계소득 증가를 주도했지만 자영업자의 낮은 수익성과 비율 증가, 조세·준조세의 빠른 확대가 가계소득 증가를 제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1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가계소득 현주소 및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최근 10년간 가계소득 증감 원인을 검토한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 전경련
가계소득은 2004년 490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788조8000억원으로 연 4.9%씩, 총 1.6배 늘었다. 같은 기간 임금은 연 5.9%씩 총 1.8배 증가했으며, 가계소득 대비 비중도 76.0%에서 84.0%로 늘면서 가계 핵심소득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가계소득 비중이 두번째로 큰 자영업자 영업잉여는 연 2.9%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16.0%에서 지난해 13.2%로 줄면서 가계소득 증가율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직접세·순경상이전(차감계정)은 연 7.7%씩 급증해 총 2.1배로 증가했고, 가계소득 비중도 -8.6%에서 -11.2%로 확대됐다.
임금근로자 고용도 연 2.3%씩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간 법인수가 크게 느는 등 활발한 기업활동 덕분이다. 임금근로자 고용이 1489만명에서 1874만명으로 1.3배 늘었다.
임금수준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 3.8%씩 증가했다. 기업규모가 클수록 임금이 높고 빨리 늘었다. 임금이 가계소득 증가를 주도한 것도 임금근로자가 꾸준히 늘면서 임금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영업자의 연간소득은 2072만원으로 근로소득자 3074만원의 67.4%에 불과하다.서비스업 중 연간수익이 2000만원 미만인 4대 저수익 업종에 자영업 사업장이 98만개, 223만명이 종사하는 등 자영업은 저수익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전경련
자영업자 비율은 2013년 기준으로 27.4%로 집계됐다. 이는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를 넘는 고소득 국가의 자영업자 비율 평균 11.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5.8%보다 높다.
아울러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지출은 지난해 GDP 대비 10.4%로, OECD 평균 21.6%의 절반 수준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10년간 4.4%포인트(1.7배) 느는 등 증가 속도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세 등은 정부지출이 2004년 112조원에서 지난해 224조원(한은)으로 확대되며 급증했다. 이는 직접세·순경상이전이 가계소득 항목 중 가장 빨리 늘면서 자영업자 영업잉여 부진과 함께 가계소득 증가율을 제약한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자영업자 비중이 34.0%에서 26.8%로 낮아졌으나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다"며 "수익이 낮은 부문에 종사하고 있는 자영업자를 양질의 임금근로자로 흡수하기 위해서는 의료, 금융, 정보서비스, 전문·과학·기술서비스 등 고임금인 지식집약 서비스업의 활성화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