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으로 당뇨병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성인 10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당뇨병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본인이 당뇨병이 있는 것조차 모르는 환자도 상당수다. 강동경희대병원의 도움말을 통해 어떤 사람이 당뇨병을 주의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당뇨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4년 240만6000여명으로 2010년(200만5700여명) 대비 20%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60대가 29%, 50대가 28%, 70대가 24%, 40대가 13% 순이었다. 30대 이하는 5% 이하였다.
대한당뇨병학회 조사 결과 30세 이상 당뇨병 유병률은 10%대다. 성인 10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약 320만명 추산)라는 계산이다. 연령이 높을수록 증가해 65세 이상은 22.7%가 당뇨병 환자로 추정된다. 2050년도에는 당뇨병 환자 수 약 6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당뇨병은 포도당이 소변으로 나오는 병이다. 정상적으로는 음식으로 섭취한 포도당이 췌장에서 나오는 인슐린이란 호르몬에 의해 우리 몸의 세포 안에 에너지로 저장된다. 하지만 인슐린이 췌장 세포에서 나오지 않거나, 인슐린이 나오지만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때 음식으로 섭취한 포도당이 몸에 저장되지 못하고 혈액에 있다가 소변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이 몸 안에서 나오지 않는 것을 제1형 당뇨병이라고 하며 소아나 청소년기에 잘 발생한다. 인슐린이 분비는 되지만 몸 안에서 작용하지 않는 경우를 제2형 당뇨병이라고 한다. 비만이나 운동부족, 스트레스, 임신, 생활습관 이상과 관련이 깊다. 당뇨병 환자의 약 95%가 제2형 당뇨병에 해당한다.
당뇨병이 생기면 갈증이 나고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고, 살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건강검진을 통해 혈액의 포도당 수치를 보고 당뇨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어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은 고령일수록 증가하므로 40세가 넘으면 매년 공복에 혈당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체질량지수가 23kg/m2 이상으로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경우 당뇨병에 잘 걸린다. 또한 당뇨병은 가족력이 있으면 잘 걸린다. 부모 2명 중 1명이 당뇨병이면 자녀 중에 당뇨병 발생률은 25%, 부모 2명 모두 당뇨병이면 자녀 중 당뇨병 발생률은 50%다. 따라서 부모나 형제자매 중에 당뇨병이 있다면 혈당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당뇨병은 음식으로 섭취한 포도당이 체내에 흡수되지 못하고 혈액을 돌다가 고혈당을 일으키게 되므로 혈관에 합병증이 발생한다. 미세혈관 합병증으로는 망막출혈로 인한 실명, 콩팥 질환을 일으켜 미세 단백뇨가 나오거나 부종이 발생하거나 심해지면 투석을 받게 된다. 말초 신경에도 합병증이 발생해 발가락 끝이 저리고 따끔거리며 화끈거리거나 양측 발에 감각이 떨어지고, 안면마비나 손목, 발목이 마비되는 경우도 있다.
큰 혈관에도 합병증을 일으켜서 뇌졸중, 심근경색, 족부괴저도 초래한다. 초반에는 갈증이나 체중 감소, 다음, 다뇨 증상이 있지만 오래되면 이런 증상이 없어 당뇨병의 합병증이 진행돼도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나중에 혈관이 막혀 중풍, 심장마비, 실명이나 부종이 생긴 후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무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지 말고 증상이 생기기 전에 합병증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혈당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운동, 식이요법 및 인슐린 요법을 통해 안정적으로 혈당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료진은 ▲과체중(체질량지수 23kg/m2 이상) ▲직계 가족(부모, 형제자매)에 당뇨병이 있는 경우 ▲공복혈당장애나 내당능장애의 과거력 ▲임신성 당뇨병이나 4kg 이상의 거대아 출산력, 고혈압(140/90mmHg 이상) 또는 약제 복용 ▲HDL-콜레스테롤 35mg/dl 미만 혹은 중성지방 250mg/dl 이상 ▲인슐린 저항성(다낭난소증후군, 흑색가지세포증 등) ▲심혈관 질환(뇌졸중, 관상동맥 질환 등) 등에 해당되면 당뇨병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으로 처음 진단받은 10명중 3명은 이미 혈관 합병증을 앓고 있으며, 당뇨병 환자의 10명중 7명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으로 사망한다"며 "당뇨병이 있다면 1년에 한 번씩은 꼭 합병증이 생겼는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뇨병은 합병증이 더 무서운 질환이다.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 등으로 환자수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과체중이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혈당 관리를 받는 것이 좋다.(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