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혜승기자] 연초이후 지속된 증시 강세로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이 돋보인다. 특히 증권사의 전통적 업무 영역인 브로커리지에 강점을 둔 증권사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지난 4~6월 실적을 보고한 증권사들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대형증권사 중 브로커리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우증권(006800)과 온라인증권사인 키움증권(039490)의 실적 개선이 가장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 사명을 바꿀 예정인 굿모닝신한증권의 실적 개선도 눈에 띌 정도다.
반면 기업금융(IB)등 다양한 신규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증권(016360)과 미래에셋증권(037620)의 성적표는 시장의 기대치를 다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 대우증권, 강세장 최대수혜자
국내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을 비교한 결과, 대우증권이 최근 지속된 강세장에서 최대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증권의 2009회계년도 1분기(2009.4∼6월)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54억원과 109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101.7%과 57.7%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158.2%와 146.1% 늘었다.
이같은 실적 개선은 브로커리지,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등 대부분의 영업 부문에서 전분기 대비 70% 수준의 수익 향상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브로커리지 수익은 전분기 대비 71% 증가한 1733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김용현 SK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분기 대비 51.9% 증가한 10조300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대우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익점유율이 전분기 대비 1.4%포인트 상승한 10.3%를 나타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개인투자자 비중이 71%를 기록하며 상대적인 강점을 보유한 오프라인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높은 수익을 창출한 것도 주요 요인이란 분석이다.
◇ 브로커리지 중심 증권사 실적 '쑥쑥'
대우증권뿐 아니라 위탁거래에 강점이 있는 증권사들의 실적은 대부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위탁거래와 상품 운영을 중심으로 하는 대우·현대·동양종금·굿모닝신한증권 등의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며 "특히 굿모닝신한증권의 실적 증가는 전체 지주사 실적 개선에도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일회성 충당금 요인이 소멸되고 거래량 증가에 따른 주식위탁매매수수료 수입과 주식 및 주식파생 관련 이익이 급증하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631억원 증가한 701억원을 기록했다.
브로커리지에 강점을 가진 키움증권 역시 1분기에 순이익 273억원을 시현하면서 전분기에 비해 140% 증가했고,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86.4% 증가하며 분기별 최고 이익을 기록했다.
김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분기순이익이 증가한 이유는 주식시장 거래대금과 개인 투자자의 투자비중이 증가하면서 수수료수익이 전분기에 비해 64.5% 증가했고,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90.2%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 삼성·미래에셋證 '기대 이하'
반면 삼성증권(016360), 미래에셋증권(037620), 우리투자증권(005940) 등 IB를 중심으로 하는 증권사들의 실적은 기대치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4.3% 증가한 79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순이익이 11.3% 줄면서 당초 예상치를 다소 하회한 수준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산관리 수익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증시 여건 개선에도 불구하고 펀드의 환매가 지속됐고 가계의 전반적인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지속된 점이 당초 예상보다 다소 부진한 실적을 시현한 이유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펀드자금 유출현상의 지속은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에도 영향을 준것으로 분석된다.
서영수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17.7% 감소한 4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면서 전분기대비 큰 폭의 실적 호전을 기록했지만 경쟁사 실적과 시장의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서혜승 기자 haro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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