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원 3분의 2 이상 동의'로 경로당 회원가입에 제한을 둔 회칙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정은영)는 이모(65)씨가 "경로당 회원 가입허가 절차를 이행하라"며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관악구지회 소속 경로당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올해 만 65세가 된 이씨는 지난 1월13일 자신이 사는 서울 관악구 소재 아파트 단지 내 경로당 사무실을 방문해 회원가입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경로당 회장 A씨의 거부로 가입신청서를 작성하거나 입회비를 납부하지 못하게 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이씨가 가입신청을 하기 전에 '신입회원을 받을 시 회장은 임시회의를 소집해 정회원의 3분의 2 이상 동의 시 회원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으로 회칙을 개정했다"면서 "개최된 임시총회에서 이씨의 회원가입 안건이 부결된 만큼 정당한 거부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 같은 회칙은 상급단체인 사단법인 대한노인회에서 정한 산하 경로당 회원 자격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사단법인의 본질이나 설립목적에 정면으로 위배돼 무효"라며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이씨가 회원가입 신청서의 작성과 입회비를 납부하지 못했으나 이는 A씨의 정당하지 않은 가입 거부에 따른 것"이라며 "이씨는 경로당 회원지위를 가입신청의 의사표시에 따라 취득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사단법인 대한노인회의 경로당 운영규정상 만 65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은 주민등록상 거주 주소지의 가장 근접한 경로당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고 입회비를 납부하면 회원이 될 수 있다. 또 회원 가입신청을 받은 경로당 회장은 특별한 사유 외에는 회원가입을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