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청년수당제 논란의 핵심

장진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부연구위원

입력 : 2015-12-11 오전 9:53:15
최근 서울시와 성남시에서 내년부터 추진하려고 하는 청년수당제 정책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내년에 총선이 있는 때이니만큼 양측에서 이 문제를 분명히 하려고 한다. 정부와 여당에서는 이것은 명백한 포퓰리즘이며, 이 제도는 청년들을 망치는 아편과도 같은 것이라고 맹렬히 비난을 퍼붓고 있다.
  
◇장진용 부연구위원.(사진제공=한국사회복지협의회)
그러나 서울시는 요즈음 7포 세대의 청년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자 하는 꼭 필요한 현장공감 청년정책이며, 무상으로 청년들에게 그냥 나눠주는 것이 아니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 구체적인 구직활동을 하겠다는 청년들에게 수당을 줘 일자리를 찾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서울시의 진정성을 왜곡, 비판하는 것을 옳지 못하고, 이러한 제도는 이미 프랑스, 독일 및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도 실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청년수당제는 사회보장제도가 아니므로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의 사전 협의 대상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에서는 서울시에서도 알고 있는 2013 OECD 청년실천계획(OECD Action Plan for Youth)의 청년보장(Youth Guarantee)은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들에게 취업을 위한 교육훈련 등 여러 가지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해 청년들로 하여금 일자리를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고용노동부는 취업성공패키지라는 이와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9만3000여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서울시에서만 무려 2만2000여명이 이용했다. 취업성공패키지는 34세 미만의 미취업자에게 취업지원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다. 훈련비 최대 300만원과 교통비, 식비 등 훈련기간 동안에 실비도 제공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6개월간 월 40만원도 지급한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서울시와 정부·여당과의 논란의 핵심을 짚어보기로 한다. 첫째, 서울시의 주장은 현재 운영되고 고용노동부의 취업패키지 프로그램과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청년수당제와 어떠한 차이가 있냐는 것이다. 둘째, 서울시의 청년수당제가 사회보장기본법상의 사회보장제도로서 사전협의의 대상이냐 아니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청년수당제가 포퓰리즘이냐는 정치성 판단 문제이다.
 
위 세 가지 핵심 논란에 대해선 각각 처한 입장에 따라 그 의견을 달리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복지정책(서비스)은 하방경직성이 있어서 한번 주기 시작하면 중간에 중지하거나 폐지하기 어려운 정책임을 감안해 보다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서울시와 고용노동부는 서로의 프로그램을 면밀히 검토한 후에 보완하는 정책 대안을 제시해줬으면 한다. 또한 청년수당제가 사회보장제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려면 이에 대한 분명한 근거 제시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취업장려 정책도 청년들의 복지를 위한 복지정책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이 정책이 포퓰리즘이냐는 질문에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크게 좌우하므로 분명한 답을 제시하기 어렵지만 지속성 여부에 대하여 고민해 본다면 그 해답이 있을 것이다. 끝으로 지난 11월 제11차 사회보장위원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적했듯이 정책과 홍보는 같이 가야 한다고 했는데, 이번 정책의 혼란도 청년취업정책 홍보에서 미흡한 면은 없었는지 한번 뒤를 돌아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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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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