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사용이 급증하면서 세계 중앙은행들이 전자 화폐의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각국 통화 당국들도 글로벌 금융경제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며 새로운 화폐 사용의 파급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국 서북부 유타주 샌디에서 촬영된 비트코인 주화
모습. 사진/뉴시스·AP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중앙은행들이 각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전자 화폐의 발행 가능성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더블린 기반의 E커렌시민트(ECM) 창업회사가 각국 중앙은행과 접촉해 전자 화폐의 유동성 공급과 관련한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나단 다르마팔란 ECM 최고경영자(CEO)는 “300여 곳에 달하는 국가의 중앙은행과 관련 기술을 논의했다”며 “그 가운데 구체적으로 국가를 밝힐 수 없으나 두 곳의 중앙은행과는 화폐 발행 기술을 합의했으며 이는 곧 공식적으로 알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도가 확대되는 가운데 디지털 화폐 사용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자 화폐 발행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WSJ은 전자 화폐가 발행될 경우 비용이 절감되고 각국의 통화량 조절 역시 효율적으로 관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롤린 윌킨스 캐나다중앙은행(BOC) 부총재는 “우리는 전자 화폐를 사용하는 세계를 구상해나가야 한다”며 “전자 화폐에 따른 사용 수혜와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각국 중앙은행들의 합의를 통해 전자 화폐가 발행될 경우 글로벌 금융경제의 판도가 완전히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조나단은 “실제 현금, 지폐를 발행하는 비용, 즉 인쇄비부터 절감된다”며 “디지털 화폐 거래는 금융 서비스 비용을 낮추고 거래의 편리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앤드류 홀데인 영란은행(BOE) 이코노미스트도 “글로벌 경제가 기존 통화정책으로 경기부양에 한계를 느끼는 가운데 전자 화폐 발행은 새로운 금리 정책의 가능성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보안 문제와 함께 개인 정보 보호 등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여부가 발행 시기를 결정지을 것으로 봤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