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증가한 일반약, 성공 '글쎄요'

3천여 제품 매출10억원 미만…신제형 개발·마케팅 필요

입력 : 2015-12-14 오후 3:12:19
전문의약품 시장의 성장 둔화로 일반의약품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성공한 제품은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제품은 대부분 10년 이상된 장수의약품이었다.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개발 및 마케팅 전략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IMS데이터에 따르면 올해부터 3분기까지 일반의약품 시장은 1조547억원 규모로 2013년 대비(9606억원) 대비 10% 성장했다.
 
일반의약품은 의사의 처방 없이 소비자의 판단에 따라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의약품을 말한다. 이와 달리 전문의약품은 의사의 진료와 처방이 필요하다. 일반의약품은 1990년대에 전체의약품 시장에서 60%의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2000년 의약분업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의약분업은 의사는 환자에게 처방전을 교부하고, 약사는 처방전에 따라 약을 조제하는 방식의 의료 역할을 분할하는 제도다. 의약분업을 기점으로 약국을 찾던 환자들이 병의원으로 이동한 것이다. 의약품 시장도 전문의약품 위주로 재편됐다. 전문의약품은 의약분업을 기점으로 매년 점유율을 높여 2009년 80%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10년 무렵부터 정부 정책의 변화로 일반의약품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보험약가 인하, 리베이트 억제책 등 강력한 제제를 하기 시작하면서 전문의약품이 성장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전문의약품 시장으로 수익 창출이 어려워지자 제약사들은 자구책으로 일반의약품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허가 건수도 크게 늘어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부터 3분기까지 일반의약품 허가건수는 556개로 2013년 1~3분기 허가건수(276건)에 비해 2배 정도 증가했다.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실속은 없었다. IMS데이터상으로 올 3분기에 실적이 잡히는 일반의약품은 3340개다. 이중 올해 1~3분기 100억원대 이상 실적을 올린 제품은 13개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50~100억원대는 19개, 10~50억원대는 148개였다. 3000여개 제품은 10억원도 팔리지 않았다. 1억원도 팔리지 않은 제품도 수두룩했다. 
 
그나마 2013년 출시된 메나리니의 손발톱무좀약 '풀케어'만이 히트 상품에 올랐다. 대부분의 신제품들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 데 실패한 셈이다. 일반의약품은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는 특성을 보여 마케팅과 홍보가 매출을 좌우한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마케팅과 홍보 비용을 투입해야 해서 제약사들이 부담을 가지고 있다"며 "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홍보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성분뿐만 아니라 신제형 개발에 매달리고 제품 디자인과 포장 변화에도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면 일반의약품도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상위 매출 의약품 중에선 동아제약 '박카스'가 684억원으로 가장 많이 팔렸다. 이어 일동제약 '아로나민골드'가 227억원, 광동제약 '우황청심원'이 212억원, 동화약품 '까스활명수'와 동국제약 '인사돌'이 나란히 233억원, 메나리니 '풀케어'가 174억원, 동아제약 '판피린큐'가 173억원, 일동제약 '아로나민씨플러스'가 170억원, 명인제약 '이가탄에프'가 159억원, 한독 '케토톱'이 136억원, 대웅제약 '복합우루사'가 131억원, 동화약품 '후시딘'이 127억원, 베링거인겔하임 '둘코락스에스'가 104억원이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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