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매매이익을 기록한 종목은 LG화학으로 조사됐다.
14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코스닥 대표 200종목을 대상으로 외국인의 올 한해 매매수익을 조사한 결과 LG화학을 통해 거둔 외국인의 올해 매매이익은 2144억원으로 추정, 분석대상 중 가장 높았다. LG화학의 주가(12월10일 기준)는 연초 대비 80.4% 상승했으며, 외국인은 보유비중을 4.7% 확대하며 대응했다.
이번 조사에서 매매이익은 연초 이후 종목별로 현재주가(12월10일 기준)에 연간누적 순매수량을 곱한 값에서 연간누적 순매수대금을 빼 계산했다. 비중확대 후 보유한 종목은 매수단가 대비 현재 지분 가치로 이익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반대로 연초 대비 비중이 축소된 종목은 공매도로 판단, 매도 단가 대비 현재가로 상환하는 것을 가정해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LG화학 다음으로 한미약품과 SK이노베이션을 통해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을 통한 매매이익은 1373억원, SK이노베이션을 통한 매매이익은 1239억원으로 추정됐다. 한미약품의 주가는 연초 대비 547.1%, SK이노베이션은 49.8% 상승했으며, 외국인은 한미약품과 SK이노베이션의 보유비중을 각각 4%, 6% 확대했다. 외국인은 한샘과 LG생활건강을 통해서도 1142억원, 1101억원의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은 연초 대비 주가가 62.7% 하락한 삼성엔지니어링을 통해서도 높은 수익(122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주식을 처분하며 손실을 최소화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삼성엔지니어링의 보유비중을 14.6% 줄였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제철, GS리테일, 삼성SDI, LG디스플레이, 현대글로비스, 현대차, KB금융, 금호석유 등을 통해서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에서는 3166억원, SK하이닉스를 통해서는 1409억원, 현대제철과 GS리테일 등을 통해서도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초 대비 3.2% 빠졌고, SK하이닉스와 현대제철도 20.6%, 37.5% 하락했다. 외국인은 이들의 보유 비중을 2% 넘게 줄였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이들 200종목(코스피, 코스닥 대표종목)의 매매를 통해 거둔 이익은 1980억원으로 추정됐다. 김광현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상반기 저가매수를 통해 확대한 지분을 고가에 매도했다”며 “올 한해 국내증시 매매를 통해서 거둔 시세차익 가운데 일부를 실현 중에 있다”고 말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